[오!쎈 현장분석] 명품 투수전 완성한 '동갑내기' 주권-박세웅의 기싸움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6.06.02 21: 56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21)과 kt 위즈 주권(21), 1995년생 동갑내기들이 펼친 팽팽한 기싸움이 명품 투수전을 만들었다.
박세웅과 주권은 1995년생 동갑내기다. 그러나 프로에 첫 발을 내딛은 시기는 달랐다. 박세웅이 2014년 kt의 우선 지명으로 먼저 프로 무대를 밟았고, 주권은 2015년 kt의 우선 지명으로 입단했다. 중국 지린성 출신의 재중동포 출신인 주권은 초등학교 4학년 때 한국으로 넘어오면서 학교를 1년 더 다니면서 1년의 차이가 생겼다.
동갑내기에 kt의 우선 지명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하지만 박세웅이 지난해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로 팀을 옮기면서 이 둘은 각 팀의 미래가 됐다.

올해 두각을 나타낸 것도 흥미로운 부분. 박세웅은 지난해 kt와 롯데에서 부침을 겪었지만 올해 4승(4패)를 거두면서 롯데 토종 선발진의 현재와 미래로 거듭났다. 주권 역시 지난달 27일 수원 넥센전에서 9이닝(104구) 4피안타 5볼넷 무실점 무4사구 완봉승을 거두며 데뷔 첫 승을 완봉승으로 장식하는 기염을 토했다.
결국 이 둘은 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처음으로 운명처럼 맞대결을 펼쳤다. 아직은 미완의 대기에 불과한 이들이었지만, 이들은 어느 베테랑이나 에이스들 못지 않은 팽팽한 기싸움을 펼쳤고 이는 명품 투수전으로 이어졌다.
주권이 1회말 무사 3루 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수비의 도움과 상대의 본헤드 플레이 등으로 무사히 넘겼고 4회 2사 1,2루에서 황재균에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실점하긴 했지만 나머지 이닝은 완벽하게 막아냈다.
박세웅 역시 3회 1사까지 퍼펙트한 범타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3회에 수비진의 실책 등으로 1사 만루 위기에 몰렸고 오정복에 희생플라이로 1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비자책점이었고 이어진 2사 1,3루 위기를 막아냈다. 6회초에도 무사 1,3루 위기에 몰렸지만 박경수를 유격수 뜬공, 유민상을 병살타로 솎아내 역투의 발판을 마련했다.
양 팀의 동갑내기 영건들이 마운드에서 기를 뿜어내면서 부산 사직구장의 마운드를 지배했다. 주권은 7이닝 동안 98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 3볼넷 5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박세웅도 뒤질새라 8이닝 동안 110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실점(비자책점) 역투를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양 팀의 타자들은 주권과 박세웅의 기에 눌리며 위축됐다. 8회까지 1점 씩만 뽑아낸 채 팽팽하게 맞섰다.
주권은 최고 144km의 빠른공(44개)와 예리한 슬라이더(37개)으로 타자와 승부를 펼쳤고 체인지업(13개)로 롯데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었다. 박세웅은 최고 147km까지 찍은 빠른공(60개)로 kt 타자들을 윽박 질렀고 슬라이더(23개)와 포크볼(22개)을 활용해 kt 타자들과 맞섰다.
결국 주권과 박세웅의 팽팽한 기싸움은 평행선을 달린 채 결론은 내지 못했다. 1-1 동점 상황이 계속되면서 경기는 불펜 싸움으로 흘러갔다. 결국 마지막에 웃은 쪽은 kt였다. kt는 10회초 2사 2루에서 배병옥의 우전 적시타로 2-1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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