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야구의 승리였다.
넥센은 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시즌 6차전에서 팽팽한 투수전을 벌이다 중반 단 한번의 기회를 승기로 연결시키며 9-1로 승리했다. 올들어 KIA를 상대로 1패후 5연승을 달렸다. 승리의 비결은 KIA를 속수무책으로 만든 기동력이었다.
넥센은 2년차 좌완 KIA 이준영에게 4회까지 무득점으로 끌려갔다. 이준영의 호투에 막혀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마운드에서는 신재영이 역투를 거듭했기 때문에 득점은 곧 승기를 잡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의외의 호투에 번번히 막혔다.

실마리는 발이었다. 5회초 선두타자 박동원이 3루 내야안타로 출루했다. 이때부터 기민한 발야구가 시작됐다. 박동원은 원스트라이크에서 과감하게 도루를 감행해 가볍게 성공했다. 임병욱은 무사 2루에서 유격수 옆으로 빠지는 총알같은 안타를 날려 무사 1,3루 기회로 이어졌다.
또 다시 발빠른 임병욱이 초구에 도루를 성공시켜 병살 가능성을 지웠다. 이때도 KIA 포수 이홍구의 송구가 늦었다. 이어 KIA 내야진은 전진수비를 펼쳤지만 서건창이 가볍게 중견수 앞으로 굴러가는 2타점 짜리 적시타를 날렸다.
서건창도 가만 있을리 없었다. 2번 강지광의 타석때 볼카운트 1-2에서 도루를 가볍게 성공시켰다. KIA 투수 이준영은 폭투까지 범해 3루까지 허용했고 결국 윤석민의 2루 땅볼때 홈을 밟아 3-0으로 달아났다. 3개의 도루는 모두 볼을 던졌을 때 성공시켰고 모두 득점으로 연결됐다.
KIA의 이준영과 이홍구 배터리는 견제에 실패하면서 모두 도루를 허용했다. 도루 세 개로 경기 흐름은 완전히 넥센으로 넘어갔다. 넥센은 8회에서도 윤석민 안타와 대주자 박정음의 도루에 이어 적시타로 5점째를 뽑았다.
올들어 넥센은 출루하면 도루를 성공시키고 득점타를 터트리는 방정식을 애용해왔다. 발이 느린 주자들도 도루타이밍을 잡아 도루를 성공시키는 장면들이 많다. KIA가 넥센에게 최근 5연패를 당한 과정을 보면 이런 방정식을 풀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