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우완 투수 박진형(22)이 노렸던 완벽한 복수극은 절반에 그쳤다.
박진형은 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109개의 공을 던지며 1피안타(1피홈런) 2볼넷 2사구 10탈삼진 2실점 역투를 펼쳤다.
박진형은 이날 NC전을 위해 칼을 갈았다. 아픔이 있었기 때문. 구원 투수로 활약하던 지난 4월29일 사직 NC전에서 박진형은 2-0으로 앞선 8회초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팀의 5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셋업맨 윤길현이 손톱 부상으로 갑작스럽게 박진형은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나성범에 볼넷을 허용한 뒤 테임즈에 동점 투런 홈런을 얻어맞았다. 이후 1점을 더 내주고 박진형은 마운드를 내려왔다. ⅓이닝 3실점.

이후 박진형은 NC를 상대로 복수하기 위해서 기다리고 있었다. 일전에 만난 박진형은 특히 테임즈와의 재대결을 기다렸다. 그는 “홈런을 맞은 이후 테임즈 타석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테임즈만 신경 쓰지 않고 다른 NC의 타자들 역시 신경 써서 보고 있다”면서 다른 타자들 역시 경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전의 날이 밝았다. 이날 박진형은 NC의 타선을 확실하게 틀어막았다. 특히 주무기인 포크볼이 홈플레이트 앞에서 NC 타자들의 방망이를 침묵시켰다. 10개의 탈삼진 가운데 7개가 포크볼을 결정구로 활용했다. 이날 박진형은 109개의 공 가운데 34개의 포크볼을 던졌다. 비중은 31%였다. 포크볼로 NC 타자들을 현혹시키자 최고 146km까지 찍은 빠른공도 위력을 떨쳤다. 결국 박진형은 7회초 1사까지 노히터를 기록하면서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그러나 기다렸던 테임즈와의 일전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2회초 첫 맞대결에서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냈다. 그리고 통한의 7회초, 선두타자 테임즈를 다시 한 번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냈고, 이후 박석민에 초구 123km 포크볼을 던지다 선제 좌월 투런 홈런을 얻어맞았다. 결국 이 홈런은 이날 박진형이 내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내준 안타였다.
박진형은 0-2로 뒤진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오며 패전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7회말 타선이 뒤늦게 폭발해 3점을 뽑아내 3-2로 역전을 일궜다. 박진형이 극적으로 승리 투수의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박진형의 승리는 물 건너갔다. 8회초부터 가동된 불펜진이 난조를 보이며 3점을 다시 헌납해 3-5로 패했다. 박진형의 복수극은 절반에 그쳤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