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주자’ 적신호 켜진 롯데의 뛰는 야구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6.06.04 05: 49

최근 주루 실수로 경기 주도권 잡지 못해
누상에서 긴장감과 집중력 향상시켜야
누상에 주자가 나가기만 이 주자들이 홈까지 살아서 들어오지 못하고 사라지고 있다. 롯데의 뛰는 야구에 적신호가 켜졌다.

조원우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부임 이후 공격적인 줄곧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를 원했다. 웬만한 선수들에게는 그린라이트를 부여할 정도였다. 누상에서의 움직임도 정적인 모습보다는 동적으로 변했다. 위험부담은 있었지만 어떻게든 상대 배터리와 수비 시프트를 헝클어뜨리려는 의도를 상대에게 끊임없이 심어주는 효과를 바랐다.
도루는 뛰는 야구를 단적으로 알아볼 수 있는 지표다. 실제로 롯데는 올해 52경기를 치르며 69번의 도루를 시도했다. 경기 당 1.33개. 지난해 1.07개(154시도/144경기), 2014년 0.813(104시도/128경기)보다 분명 많아진 수치다. 도루 성공률은 66.7%로 전체 5위에 올라있다. 손아섭이 17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실패는 3번 밖에 없다. 성공률은 무려 85%에 달한다. 짐 아두치 역시 10개를 성공시키며 성공률은 90.9%로 높다. 뛰는 야구의 분위기는 확실하게 형성됐다.
그러나 최근 롯데 야구는 도루자는 물론, 주루사, 견제사 등으로 흐름을 뺏기는 경우가 계속 나온다는 것. 누상에서의 기민한 움직임이 실종됐다. 현장에서는 누상에서 아웃되는 것만큼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없다고들 누누이 강조하고 있다. 롯데는 스스로 흐름에 찬물을 끼얹은 것.
이번 주 롯데가 치른 4경기에서 주루사는 2번, 도루자는 3번, 견제사 1번 등 누상에서 좋지 않은 임팩트를 남겼다. 매 경기 당 한 개씩 나왔고, 특히 지난 2일 kt전과 3일 NC전에서 모두 경기를 내준 이유가 분위기를 휘어잡지 못한 주루 플레이들이 화근이었다.
2일 경기에서는 1회 손아섭이 출루 이후 도루와 상대 실책을 유발하면서 무사 3루 기회를 잡았지만 김문호의 3루 땅볼 때 손아섭이 미처 귀루하지 못하면서 횡사했다. 이후 누상에 나간 김문호 역시 도루 실패로 초반 분위기를 휘어잡지 못했다. 결국 초반 흐름 잡기에 실패한 롯데는 경기를 주도하지 못했고 연장 접전 끝에 1-2로 패했다.
3일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0-0으로 맞선 6회말 선두타자 정훈이 2루타를 치고 나갔다. 후속 이여상에게 희생 번트 사인이 났다. 그런데 초구 이여상이 번트를 대지 않았고 스킵 동작으로 3루 쪽으로 중심을 옮긴 정훈이 NC 포수 김태군의 2루 견제에 귀루하지 못했다. 결국 주자가 모두 사라진 2사후 아두치의 안타가 나오며 아쉬움은 더욱 배가 됐다. 결국 스스로 기회를 무산시켰고 7회초 박석민에 투런포를 얻어맞고 리드를 내줬다. 7회말 공격에서 3-2로 역전을 했지만 롯데는 8회초에 다시 3점을 헌납해 3-5로 재역전패 당했다.
사실 KBO리그에서 롯데만 뛰는 야구를 구사하지 않는다. 모든 구단이 한 베이스를 더 가는 공격적인 주루를 모토로 시즌을 운영하고 있다. 그렇기에 상대 배터리의 경계는 극심해졌다. 롯데 역시 이제는 활발하게 움직이는 팀이라는 것이 상대들에게 각인이 됐다. 누상에서 움직임을 가져가는 것은 좋지만 긴장감과 집중력은 이전보다 더욱 높일 필요가 있다. 어느덧 롯데의 올 시즌 주루사는 26개로 최다 2위에 올라 있다. 사라지는 주자들을 줄여야 경기의 분위기를 다잡고, 팀의 기복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롯데는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할 때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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