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웅-박진형의 '인생투' 불구 타선은 침체
상승 기운 잇지 못하고 다시 장기 연패 걱정
롯데 자이언츠 두 명의 젊은 투수들인 박세웅(21)과 박진형(22)이 연이틀 최고의 피칭으로 마운드를 지배했다. 그런데 타선이 이를 뒷받침 해주지 못했다. 엇박자로 인해 롯데의 상승세는 완전히 꺾었다.

롯데 자이언츠는 이번 주, 조쉬 린드블럼과 브룩스 레일리의 원투펀치가 나선 5월 31일과 1일, 사직 kt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문제는 이후 선발 투수들. 원투펀치의 뒤를 잇는 박세웅과 박진형이 기세를 이을 지가 관건이었다. 젊은 투수들이기에 기복은 꼬리표처럼 따라 붙었다.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었다. 만약 박세웅과 박진형이 조기에 강판되는 상황이라면 불펜 소모와 함께 승리는 멀어지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박세웅과 박진형은 차례로 ‘인생투’를 펼쳤다. 더할 나위 없었던 최고의 투구들이었다. 박세웅은 2일 사직 kt전 선발 등판해 8이닝 동안 110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실점(비자책점)을 기록했다. 데뷔 최다 이닝을 소화하면서 데뷔 이후 가장 좋은 모습을 선보이며 말 그대로 역투를 펼쳤다. 박세웅과 절친한 박진형 역시 기운을 이어서 3일 사직 NC전, 6⅓이닝 동안 노히트를 기록하는 등 7이닝 1피안타(1피홈런) 2볼넷 2사구 10탈삼진 2실점으로 타자들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박진형의 개인 투구 관련 기록들을 모두 경신한 하루였다.
변수가 사라지면 당연히 좋은 쪽으로 결과를 생각해야 하는 것이 당연지사. 그런데 이번엔 타선이 문제였다. 타선은 박세웅과 박진형의 호투를 전혀 뒷받침하지 못했다. 2일 kt전 8안타를 때려냈지만 단 1점을 뽑아내는 데 그치며 1-2로 패했다. 3일 NC전 역시 상대보다 4개가 많은 8개의 안타를 쳤지만 3점 밖에 점수를 내지 못했다. 결국 3-5로 재역전패를 당했다. 타선 뿐만 아니라 수비, 주루에서도 박세웅과 박진형을 돕지 못했다.
린드블럼과 레일이 원투펀치가 만든 상승세의 기운을 박세웅과 박진형이 온전히 이어받았고 원투펀치 못지않은 호투로 드높은 마운드를 만들었다. 하지만 타선에서의 응집력 부재, 야수들의 집중력 결여로 상승세를 스스로 꺾이게 했다.
롯데가 5할의 문턱에서 더 이상 승수를 쌓지 못하고 다시 미끄러지는 경우가 발생하는 데 모두 지난 2경기기 처럼 투타의 엇박자가 원흉이었다. 결국 롯데는 2연승 후 2연패로 시즌 성적 24승28패를 기록 승패 마진 ‘-4’로 물러섰다. 만약이라는 가정이지만 박세웅과 박진형의 호투를 발판 삼아 타선이 응답했다면 롯데는 올해 첫 4연승과 함께 기다렸던 5할 승률 복귀가 가능했을 지도 모른다.
또한, 젊은 투수들의 성장 부문에서도 아쉬움을 남겼다. 호투를 통해서 승리를 챙기는 경험을 쌓게 해주는 것만큼 성장에 도움이 되는 것은 없다. 박세웅과 박진형이 최고의 투구로 한 단계 더 성장했다는 인식은 심어줬지만 결국 한 끗 차이로 성장의 방점을 완벽하게 찍지 못했다.
흐름을 확실하게 잡지 못한 롯데는 장기 연패를 걱정할 처지에 놓였다. 이미 지난 4월 29일~5월 1일, 사직 NC 3연전을 모두 내준 아픔이 있다. 투타의 엇박자로 상승세가 꺾인 대가는 너무 컸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