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G 7HR’ 강정호, 팀 내 홈런왕 도전장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6.04 11: 26

부상 때문에 시즌을 뒤늦게 시작한 것이 아쉬울 정도다. 강정호(29·피츠버그)가 시즌 22번째 경기에서 7번째 홈런을 쳐내며 폭발했다. 팀 내 홈런왕 경쟁에도 당당히 뛰어 들었다.
강정호는 4일(이하 한극시간) 미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의 PNC파크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의 경기에 선발 5번 3루수로 출전, 첫 타석에서 시즌 7호 홈런을 터뜨리는 등 장타 2개를 뽑아내는 맹활약을 펼쳤다. 최종 성적은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1삼진. 시즌 타율은 종전 2할5푼7리에서 2할7푼으로 쭉 끌어올렸다.
최근 떨어지는 타율과는 별개로 질 좋은 타구를 날리고 있었던 강정호는 이날 첫 타석부터 좋은 컨디션을 과시했다. 1-4로 뒤진 2회 첫 타석에서 에인절스 선발 제러드 위버 83마일(133.6㎞)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걷어 올려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을 쳐냈다. 자신의 시즌 7호 홈런. 앞서 홈런을 친 마르테에 이어 연속타자 홈런으로 초반 실점으로 기가 죽어 있던 팀 분위기를 살렸다.

감각적인 타격이었다. 풀카운트 승부에서 위버의 패스트볼성 체인지업이 비교적 날카롭게 잘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강정호는 자세를 낮춰 이를 받아쳤다. 힘을 100% 싣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담장을 넘기는 괴력을 과시했다. 메이저리그 스탯캐스트 시스템에 의하면 강정호의 홈런은 106마일(170.6㎞)의 속도로 436피트(133m)를 날아갔다.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역시 체인지업을 받아쳐 좌익수 옆에 떨어지는 2루타를 기록하는 등 화끈한 타격감을 선보였다.
이런 강정호는 올 시즌 22번째 경기에서 7번째 홈런을 기록했다. 팀 전체 경기의 절반도 뛰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는 팀 내 3위 기록이다. 간판타자 앤드루 매커친이 52경기에서 9개의 홈런을 기록 중이고, 그레고리 폴랑코 역시 52경기에서 8개의 홈런을 때렸다. 그리고 강정호가 7개로 팀 내 3위다.
매커친은 4일까지 213타석, 폴랑코는 190타석, 강정호는 74타석을 소화했다. 이 차이를 생각하면 강정호의 압도적인 페이스를 실감할 수 있다. 돌려 말하면 앞으로 부상 없이 꾸준하게 뛸 경우 지난해 자신의 홈런 기록(15개)을 넘어 팀 내 홈런왕에도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인 선수가 팀 내 홈런왕을 차지한 것은 2009년과 2010년 클리블랜드 시절의 추신수 외에는 없었다. 당시는 클리블랜드에 장거리 타자가 없거나 부상으로 고전했다는 점도 있었다. 강정호도 피츠버그의 슬러거 대열에 확실히 이름을 각인시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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