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업에 큰 변화를 준 양 팀의 맞대결에서 시작은 SK 와이번스가 좋았지만 결국 두산 베어스가 웃었다. 차이는 집중력이었다.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양 팀의 경기에서는 공격력을 앞세운 두산이 7-6으로 승리했다. 선발 마이클 보우덴까지 7이닝 5피안타 7탈삼진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QS)까지 달성한 선두 두산은 2연승하며 위닝 시리즈를 확정짓고 37승 1무 15패가 됐다.
이날 경기는 양 팀 모두 라인업에 꽤 많은 변화를 준 점이 눈에 띄었다. 우선 오재일이 빠진 두산은 평소 1번으로 자주 나오던 박건우를 5번에 배치하고 9번 김재호를 1번으로 올려 김재호-오재원으로 이어지는 테이블세터를 구성했다. 장타력이 뛰어난 닉 에반스는 그대로 중심타선 뒤에 두었다. 김재호의 1번 승격도 이채로운 점이었지만 무엇보다 데뷔 처음으로 5번 타순에서 선발 출장하는 박건우가 주목받았다.

SK 역시 경기 전 김용희 감독이 밝힌 대로 변화가 많았다. 헥터 고메즈가 처음으로 1번타자로 기용됐고, 최승준과 김성현도 전날보다 올라온 5번, 6번 타순에 들어갔다. 그리고 이재원 대신 김민식이 선발로 마스크를 썼다.
타선 변경이 먼저 적중한 팀은 SK였다. SK는 1회초 선두타자 고메즈가 좌월 솔로홈런을 치며 기세를 올렸다. 한화와 두산을 상대로 2연패하는 동안 2경기 연속 1-4로 패하며 무기력한 공격을 했지만, 이날은 시작과 함께 선취점을 뽑아 다른 흐름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라인업을 재편한 두산의 화력은 여전했다. 2회말 두산은 1루수 최승준의 실책까지 겹치는 사이 집중력을 발휘하며 5득점으로 크리스 세든을 무너드렸다. 이 과정에서 선두로 나온 5번 박건우가 외야 우측으로 가는 2루타로 포문을 열었고, 9번 박세혁이 리드를 가져오는 우전적시타, 1번 김재호가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올려 타순이 바뀐 타자들의 자리에서 대량 득점의 발판들을 만들었다.

반면 SK는 4회초 최승준이 좌측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터뜨렸지만 이번에도 솔로포에 불과했다. 고메즈를 1번으로 옮긴 김 감독의 선택은 정확히 들어맞았지만, 9회초 이전까지는 고메즈 혼자 펄펄 날았다는 것이 문제였다.
고메즈가 홈런 2개를 포함해 3타수 3안타 2타점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1번 대결에서는 김재호도 밀리지 않는 모양새였다. 두산의 캡틴이기도 한 그는 특유의 팀 배팅까지 곁들이며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팀의 2연승과 위닝 시리즈를 이끌었다. /nick@osen.co.kr
[사진] 잠실=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