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스 포인트, 어깨 통증 동시에 잡기 위한 처방
김강률, 불펜에서 50구 던진 뒤에도 거뜬
두산 베어스의 강속구 투수 김강률(28)이 독특한 레슨을 통해 다시 1군 주축으로 우뚝 서기 위한 과정에 박차를 가했다.

김강률은 지난 4일 잠실구장에서 SK 와이번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좌완 장원준과 함께 불펜피칭을 실시했다. 1군에 등록된 것은 아니었음에도 특별히 불펜피칭을 한 것에 대해 한용덕 수석코치는 “한 번 보고 싶어서 불렀다”고 말하며 웃었다.
선발 등판을 위한 과정 속에 불펜피칭을 한 장원준과 달리 김강률은 말 그대로 1군 코칭스태프가 지켜보기 용이한 환경에서 상태 점검을 위해 던진 측면이 크다. 어깨 통증이 있어 퓨처스리그로 내려간 뒤 회복 기간을 거쳐 4경기에 출전했지만 평균자책점 13.50으로 부진해 진단은 필요한 상황이었다.
한 코치는 투구 동작의 문제를 지적했다. “팔이 많이 벌어져서 릴리스 포인트를 앞으로 끌고 나오지 못하고 어깨도 아팠다. 퓨처스리그에서도 공이 별로 좋지 않았다고 하더라”는 것이 한 코치의 설명이다.
함께 던지던 장원준보다는 김강률을 좀 더 유심히 살펴보는 듯 했던 한 코치는 이내 김강률에게 색다른 방법으로 공을 던져볼 것을 주문했다. 마치 2루 견제를 하는 것 같은 동작으로 던지게 한 것. 김강률은 평소와 달리 좌완투수처럼 서서 세트포지션에 들어가고 시계 반대방향으로 180도 돌아 포수에게 공을 던졌다. 2루 견제와 유사한 동작이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한 코치는 공 하나하나마다 지도의 말을 아끼지 않았고, 김강률도 무언가 깨달은 듯 어느 순간부터는 본래대로 우완투수 세트 포지션 자세에서 거침없이 투구를 지속했다. 불펜피칭이 끝난 뒤 이 훈련법으로 어떤 효과를 기대하는지 묻자 한 코치는 “견제 하듯이 던지면 팔을 크게 돌리지 않기 때문에 짧고 빠르게 던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간결한 투구 폼은 모든 지도자들이 선호하는 것 중 하나다. 한 코치는 김강률의 통증과 부진 원인을 기존의 폼에서 봤다. 투구 동작으로 인해 김강률에게 통증이 발생했던 것인지 묻자 그는 “그렇다”고 답한 뒤 “통증은 폼에서 온다. 어깨든 팔꿈치든 투구 하는 형태에 의해 통증이 생길 수 있다”고 말을 이었다.
김강률 스스로 깨달았다는 점이 가장 큰 수확이다. 한 코치는 “본인이 느껴서 다행이다. 불펜에서 50개 정도 던지고 난 뒤 ‘50개나 던졌는데 왜 안 아프지?’라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간결함이라는 세 글자를 잊지 않으면 김강률도 머지않은 시일 내에 두산 1군 불펜의 한 축으로 돌아올 수 있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