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투수에 약했던 LG, 타선 균형 잡은 우타 3인방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6.06.05 05: 50

LG, 올 시즌 히메네스 손주인 채은성 우타자 3인방 동반 맹타
이들이 활약하며 좌투수 상대 해답이 나오는 상황
아직은 갈 길이 멀다. 그래도 약점을 메워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LG 트윈스가 타선의 좌우균형을 맞춰가고 있다. 작년까지 정성훈 외에는 강한 우타자가 없었으나, 올해 히메네스 손주인 채은성의 동반 활약으로 타선에 짜임새가 생겼다. 이대로라면 더 이상 좌투수에 대한 두려움을 가질 필요가 없다. 

LG는 수년 동안 좌타자들이 타선의 중심을 잡았다. 프랜차이즈 최고 타자인 이병규(9번)와 박용택을 비롯해 이진영, 이병규(7번)가 해결사로 나서곤 했다. 반면 이들과 조화를 이룰 우타자는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매번 정성훈 홀로 고군분투했다. 원인은 육성에 있었다. 미래의 주역으로 바라봤던 우타 유망주들이 끝내 LG에서 잠재력을 폭발시키지 못했다. 그러면서 LG를 상대하는 팀들은 좌투수를 적극적으로 기용하곤 했다. 선발투수든 불펜투수든, 유독 LG는 좌투수와 마주하는 경우가 많다. 
▲LG 타선의 최근 3년 좌투수 상대 타석수
2013: 1862타석(1위) 2014: 1938타석(1위) 2015: 2014타석(2위)  
LG를 상대하는 팀 입장에선 효과 만점이었다. 특히 좌완 선발투수가 큰 위력을 발휘했다. 많은 팀들이 에이스, 5선발투수, 베테랑, 신예 구분 없이 일단 좌투수면 등판 일정을 LG전에 맞췄다. 이러한 과정에서 김광현 양현종 유희관 등이 LG 킬러로 우뚝 섰다. 반대로 LG는 2013시즌 외에는 3년 동안 좌완 선발투수에 지독하게 고전했다. 
▲LG 최근 3년 상대 좌우 선발투수별 경기 승률
2013: 우완선발 43승 32패(0.562 2위) 좌완선발 33승 22패(0.600 3위)
2014: 우완선발 36승 33패 1무(0.522 4위) 좌완선발 26승 31패 1무(0.456 7위)
2015: 우완선발 43승 40패 2무(0.518 4위) 좌완선발 21승 38패(0.356 10위)
하지만 올해는 조금씩 변하고 있다. 앞서 말한 우타자 세 명이 LG 타선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히메네스는 지난해 경험을 바탕으로 KBO리그 첫 풀타임 시즌을 완벽하게 만들고 있다. 손주인은 1군 콜업 후 하위타선의 4번 타자 역할을 수행 중이다. 채은성은 어느덧 외야 한 자리를 차지하며 LG가 그토록 바라던 성공한 우타 유망주가 되려 한다. 올 시즌 90타석 이상을 소화한 LG 타자들의 OPS 순위를 나열하면, 우타자들이 더 높은 자리에 있다. 
▲2016시즌 LG 타자 OPS 상위 7위 (90타석 이상 소화 기준)
손주인(1.103) 히메네스(1.033) 정성훈(0.835) 서상우(0.832) 이병규(0.832) 박용택(0.826) 채은성(0.782)
이렇게 타선의 좌우균형이 이뤄지면서 좌투수 공포서도 탈피했다. 당장 상대 선발투수만 놓고 봐도, 우완보다는 좌완 선발투수와 마주했을 때 승률이 근소하게 더 높다. 
▲2016시즌 LG 상대 좌우 선발투수별 경기 승률
우완선발 18승 19패(0.486 5위) 좌완선발 6승 5패 1무(0.545 5위) 
전반적인 좌투수 상대 기록도 나쁘지 않다. 올 시즌 LG 타선은 좌투수 상대 타율 2할8푼8리로 리그 5위, OPS에서도 0.771로 리그 5위다. 우타자들이 상대팀 좌투수를 이겨내면서 팀 체질도 바뀐 것이다. 좌투수와 마주할 경우, 손주인이 OPS 1.345로 괴력을 발휘하고 있는 가운데, 정성훈이 OPS 0.931, 히메네스가 OPS 0.858, 채은성이 OPS 0.704을 올리고 있다. 채은성은 자신의 시즌 OPS보다 낮은 수치지만, 좌완 불펜투수와 상대할 경우 OPS가 0.804로 오른다. 
물론 2016시즌은 아직도 많이 남았다. LG는 지난 4일까지 49경기에 나서며 아직 전체 일정의 35%도 못 채웠다. 남은 95경기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분명한 점은 지금의 흐름을 유지해야 LG도 해피엔딩에 다가간다는 것이다. LG는 지금까지 경기당 평균 5.24득점을 올리며 이 부문 5위다. 지난 시즌에는 경기당 평균 4.54득점으로 9위였다.     
한편 LG의 좌우 불균형 해소는 앞으로도 꾸준히 시도될 계획이다. 양상문 감독은 지난 4월 중순 한화와 대전 원정시리즈를 치르며 “오른손 타자를 키우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지금 문선재가 퓨처스리그에서 잘하고 있고, 이형종도 1~2년 경험을 쌓으면 더 좋아질 거다”고 했다. 당시 채은성과 관련해선 “배트 스피드가 빨라지고, 밸런스가 좋아졌다. 2스트라이크 이후 대처하는 타격 능력도 많이 좋아졌다”고 기대감을 전한 바 있다. 
최고 시나리오는 최근 타격감을 찾은 유강남과 팀 내 최고 스피드를 자랑하는 정주현까지 막강 우타자 대열에 합류하는 것이다. 이게 현실이 된다면, 상대 팀의 좌투수 표적 등판도 확연히 줄어들게 된다. /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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