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레이 타격’ 김현수, 시프트 비웃는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6.05 13: 35

뉴욕 양키스는 김현수(28·볼티모어)의 타석 때 수비수들을 전체적으로 ‘우향우’ 시켰다. 물론 투수와의 상성도 생각해야겠지만, 기본적으로 김현수가 우측 타구를 많이 날린다는 데이터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는 듯 보였다. 그렇지 않다면 불가능한 시프트였다.
그러나 김현수는 이런 양키스의 계산을 철저하게 비웃었다. 4일(이하 한국시간) 경기에서는 첫 안타를 좌전안타로 터뜨렸다. 5일 경기에서도 역시 좌익선상을 공략하는 2루타를 터뜨렸다. 3루수는 3루 베이스와 어느 정도 떨어져 있었고 이를 저지하지 못했다. 아마도 양키스는 다음 경기부터는 김현수 타석 때 시프트를 재조정해야 할지 모른다.
최근 주어진 기회를 100% 살리며 신바람을 내고 있는 김현수의 스프레이 타격을 엿볼 수 있는 상징적 대목이다. 시범경기, 심지어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제한된 기회와 결과의 압박 속에서 자신의 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김현수다. 갖다 맞히는 스윙에 급급하다보니 2루쪽 땅볼에 속출했다. 하지만 김현수는 원래 그런 선수가 아니다. 최근 타구 방향이 이를 정확하게 증명하고 있다.

김현수가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시점은 5월 26일 휴스턴전이다. 오래간만에 선발 출장해 2루타 두 방과 함께 3안타를 몰아쳤다. 이후 김현수는 주전 자리를 꿰차며 좋은 타격감을 선보이고 있다. 5월 26일 김현수의 안타 방향만 봐도 이를 실감할 수 있다. 상당수가 좌중간과 우중간에 떨어졌다.
통계전문사이트 ‘브룩스 베이스볼’의 자료에 따르면, 김현수는 이 기간 중 친 15개의 안타 중 7개가 좌측 혹은 좌중간에 떨어졌다.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1·2간을 뚫는 안타가 1개, 우중간에 떨어지는 안타가 4개, 홈런 하나를 포함해 우측에 떨어진 안타가 2개, 그리고 가운데 담장 근처까지 날아가는 2루타 하나가 있었다. 최근 김현수에 대한 일반적인 시프트가 상당 부분 위험성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5월 26일부터 6월 4일까지 김현수는 포심패스트볼 타율이 4할2푼9리에 이르렀다. 얕보고 밀어 넣었다가는 큰 코를 다쳤다. 싱킹패스트볼 타율은 7할5푼이었다. 슬라이더(.500), 커브(.333), 스플리터(1.000) 등도 공략을 잘했다. 체인지업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변화구에 잘 반응했음을 볼 수 있다. 김현수가 우리가 알던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고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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