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김광현 잡은 안규영, 승리+휴식 모두 챙긴 두산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6.05 19: 48

깜짝 호투로 데뷔 첫 승
두산은 주전 휴식 효과까지
 퓨처스리그에서 올라와 선발 등판한 안규영(28)이 보여준 기대 이상의 호투에 두산 베어스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안규영은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6이닝 7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했다.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QS)를 달성한 그는 시즌 첫 1군 출장 경기에서 데뷔 첫 승의 기쁨까지 누렸다. 김광현과의 선발 맞대결에 돌입할 때만 하더라도 쉽게 상상할 수 없던 일들이었다.
첫 이닝은 무사히 넘겼다. 안규영은 1회초 2사에 최정을 중전안타로 출루시켰지만 정의윤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 이닝을 끝냈다. 2회초에는 선두 이재원을 우전안타로 내보냈으나 박재상을 3B-2S에서 루킹 삼진 잡으며 이재원까지 2루에서 태그아웃시켜 위기에서 벗어났다.
3회초 들어서는 처음으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4회초에는 선두 최정용을 좌전안타로 내보냈지만 최정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한 뒤 정의윤의 투구 방면 땅볼을 직접 잡아 빠르게 2루로 던져 병살 플레이의 출발점이 됐다.
안규영은 5회초 선두 이재원에게 좌전안타를 내준 뒤 2사를 잡고 김성현에게 2루타를 허용해 2, 3루 위기에 몰렸으나 이명기를 2루 땅볼로 돌려세워 승리 요건을 채웠다. 6회초에는 선두 헥터 고메즈를 중전안타로 출루시키고도 1사에 최정을 삼진으로 잡으며 2루로 뛰던 고메즈까지 잡아 퀄리티스타트(QS) 발판까지 놓았다. 그는 7회초 선두 정의윤의 안타 후 진야곱에게 마운드를 넘겼고, 팀의 7-0승리 속에 승리를 챙겼다.
이날 안규영의 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5km까지 나왔다. 이를 바탕으로 포크볼과 슬라이더가 적절히 섞였다. 첫 이닝에는 빠른 공과 슬라이더의 투 피치 조합이었지만, 이후에는 체인지업은 선택하지 않고 빠른 공과 함께 포크볼과 슬라이더를 조합했다. 포심이 홈플레이트 부근에서 변화를 일으키며 타자들의 방망이에 쉽게 맞지 않는 것도 눈에 띄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김 감독은 “오늘 (이)현승이와 (정)재훈이는 휴식을 시킬 것이다. 현승이는 월요일까지 몸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민병헌은 대타 정도로만 출전 가능하고, 김재호는 후반 수비로 출전 가능하다”라고 덧붙였다. 그만큼 안규영과 김광현이 선발로 맞붙는 경기에서 김 감독은 무리한 운영보다는 휴식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안규영은 모두의 예상을 뒤집었다. 그가 마운드를 지키는 사이 4점을 뽑은 두산 타선은 그가 물러나고 7회말 3점을 보태 승기를 굳혔다. 대부분 김광현이 선발인 SK의 우세를 전망했지만, 두산은 휴식이 필요한 주축 야수들은 물론 불펜의 핵심인 정재훈과 이현승까지 아끼고도 백업의 힘과 응집력을 앞세워 상대를 무너뜨렸다. 승리와 충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두산의 독주는 당분간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nick@osen.co.kr
[사진] 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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