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승부처] 요행 바란 롯데, 자충수 된 린드블럼의 6회 등판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6.06.05 20: 48

적재적소에서 투수교체를 이뤄내지 못한 롯데 자이언츠가 결국 3연패 수렁에 빠졌다. 요행을 바란 롯데 벤치의 한 수가 결국 자충수가 됐다.
롯데는 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시즌 7차전 경기에서 7-14로 패했다. 이로써 롯데는 3연패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날 롯데는 1회말 김상호의 선제 스리런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선발 조쉬 린드블럼이 불안 불안하게 이닝을 소화했다. 3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다. 결국 4회초, 위기를 맞이했고 대량 실점으로 이어졌다.

린드블럼은 4회초 테임즈에 볼넷을 내준 뒤 이호준에 130km 포크볼을 던지다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그리고 다시 지석훈에 볼넷을 허용하며 1사 1루에 몰렸고 김성욱에 149km 빠른공을 던지다 우월 투런포까지 허용하며 4-3 역전을 허용했다. 그리고 5회에도 박석민에 적시 2루타를 허용해 5실점했다.
린드블럼은 구위가 떨어지는 기색이 역력했다. 구속은 5회에도 150km까지 찍었지만 포수 미트를 향해 날카롭게 꽂히지 않았다. 스트라이크를 집어넣기에 바빴고 제구 역시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투구수 역시 늘어났다. 5회까지 린드블럼은 105개의 공을 던지고 난 뒤였다.
그리고 타선이 5회말 손아섭의 2루타로 만든 기회에서 정훈의 적시타로 4-5로 추격에 성공했다. 롯데로서는 구위가 떨어진 린드블럼의 역할을 마무리 짓고 불펜 싸움으로 몰고 가 경기 중후반을 도모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롯데 벤치는 6회에 린드블럼을 다시 마운드에 올렸다. 하위 타선부터 시작한다는 계산이 섰을 수 있다. 그리고 윤길현과 정대현이 빠진 가운데 이번 주 연일 접전을 치르면서 피로가 쌓인 얇은 불펜진 사정을 생각할 수 있었다. 린드블럼이 조금이라도 더 이닝을 소화해주길 바라는 벤치의 바람이었다. 경기 전 조원우 감독 역시 빈약해진 불펜 사정으로 인해 “린드블럼이 긴 이닝을 소화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피력한 바 있다.
하지만 안정을 찾지 못한 린드블럼에게 요행을 바라는 것과 마찬가지였고 이는 결국 자충수로 돌아왔다. 린드블럼은 6회 마운드에 올라오자마자 앞선 타석 홈런을 허용한 김성욱에 125km 슬라이더를 던지다 다시 한 번 좌중간 솔로포를 얻어맞았다.
4-5로 1점 차까지 추격했던 롯데의 뜨거웠던 분위기가 차갑게 가라앉았다. 뒤늦게 투수를 김유영으로 교체했지만 이미 롯데는 흐름 싸움을 완전히 내준 뒤였다. 김유영이 6회 마운드에 올라 첫 3타자는 범타로 돌려세웠지만 7회 나성범부터 시작되는 상위 타선을 막아내지 못했다. 김유영은 나성범에 좌전 안타, 테임즈에 볼넷을 내주며 불을 지폈다. 결국 필승조 홍성민을 뒤늦게 마운드에 올렸지만 불은 꺼지지 않았다. 이호준과 지석훈, 김성욱에 연달아 적시타를 내준 뒤 김태군에 희생플라이까지 허용해 7회에만 4점을 더 내주면서 4-10, 패색을 짙게 했다.
NC가 5회까지 90개를 던지며 4실점 한 이재학을 6회부터 곧장 교체해 불펜전으로 돌입한 것과는 대조됐다.
7회말 3점을 만회하며 뒤늦은 추격전을 펼쳤지만 이미 승부의 추는 기운 뒤였다. 결국 8회와 9회 총 4점을 더 헌납해 고개를 떨궜다. 롯데 벤치의 아쉬운 한 수가 결국 접전의 승부를 기울게 하는 원인이 됐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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