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기일전(心機一轉)한 한국이 체코의 유로 2016 출정식을 망쳤다. 스페인전 대패에 침체됐던 한국은 완벽하게 분위기를 바꿨다.
5일(이하 현지시간)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한국과 체코의 친선경기. 4일 전 스페인에 1-6 대패를 당한 한국에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대패의 충격을 이겨내고 좋은 경기를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체코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0위의 동유럽 강호로, 유로 2016 조별리그서 네덜란드와 터키를 제치고 조 1위로 본선에 진출했다. 게다가 이날 경기는 체코가 유로 2016 본선을 앞두고 치르는 마지막 홈경기로, 체코의 유로 2016 출정식이었다.

체코는 초반부터 강하게 나왔다. 중원에서의 높은 점유율과 빠른 역습은 한국을 흔들었다. 그러나 한국은 흔들리지 않았다. 위기를 넘겨가며 반격의 기회를 엿봤다. 체코의 경기 주도 속에 기회를 노린 한국은 전반 20분 경기의 흐름을 바꿨다. 선제골이 나온 것.
윤빛가람의 정확한 슈팅이 골망을 흔들었다. 윤빛가람은 아크 오른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골대 구석으로 정확하게 넣었다. 세계적인 골키퍼 페트르 체흐(아스날)도 막을 수 없는 정확하게 구석을 노린 골이었다.
한 방을 얻어 맞은 체코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한국은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전반 40분 추가골을 넣었다. 윤빛가람의 패스를 받은 석현준이 박스 오른쪽에서 강력한 슈팅을 때려 체코의 골망을 갈랐다. 체흐는 또 고개를 숙였다.
체코는 후반 1분 한 골을 만회했다. 그러나 행운의 골이었다. 마렉 수치의 슈팅이 수비수 곽태휘를 맞고 굴절돼 들어간 득점이었다. 체코는 행운의 골 이외에는 더 이상 골을 넣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15분 테오도르 게브르 셀라시에가 퇴장을 당하면서 추격의 기회를 놓쳤다.
체코는 망신을 당했다. 경기가 열린 에덴 아레나를 찾은 수 많은 홈팬들의 응원을 받았지만 기대에 보답하지 못했다. 반면 체코의 유로 2016 출정식을 제대로 망친 한국은 스페인전 대패의 충격을 이겨내고 분위기를 완전히 바꿨다. /sportsher@osen.co.kr
[사진] 프라하(체코)=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