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흔든 석현준, 이제는 마음 편히 쉴 시간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6.06.06 05: 59

포르투 이적 후 마음고생. 체코전 활약으로 미소.
"마음 편하게 자고 싶다".
석현준(포르투)의 희망사항이다. 그동안 마음 편하게 자지 못했다는 뜻이다. 짧게는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스페인에 당한 1-6 대패의 후유증 때문이고, 길게는 포르투 이적 이후 기회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석현준은 "마음 편하게 자고 싶다"는 소박한 희망을 밝혔다.

석현준의 희망은 큰 문제 없이 이루어질 듯 하다. 5일 체코전에서 보여준 석현준의 활약상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최전방 공격수로 기용된 석현준은 체코 수비진을 완벽하게 흔들었다. 석현준을 막던 중앙 수비수 미할 카들레츠(페네르바체)는 석현준에 밀리다가 결국 하프타임에 교체됐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석현준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는 "오늘 정말 잘해줬다. 우리보다 체격적인 면에서 우수한 상대를 만났는데, 석현준이 많이 부딪혀주고 뛰어줬다. 또한 많은 활동량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흔든 것에 그치지 않았다. 석현준은 높은 골 결정력을 선보였다. 전반 40분 윤빛가람으로부터 공을 받은 석현준은 박스 오른쪽에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골대와 각도가 없어 골키퍼 페트르 체흐(아스날)이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었지만, 강력한 슈팅은 체흐의 순발력보다 뚫고 들어갔다.
스페인전 패배 후 체코 프라하로 이동하면서 표정이 밝지 않았던 석현준은 경기 후 드디어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그는 "골을 넣는 건 언제나 기분이 좋다"며 "스페인전 패배 후 분위기가 많이 다운됐지만 모두가 이기려고 노력해서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신감도 찾았다. 체코는 유럽에서도 높은 수준을 자랑하는 팀이다. 그런 팀을 상대로 골을 넣은 만큼 석현준은 능력을 입증했다고 할 수 있다. 올해 초 포르투로 이적한 이후 기회를 얻지 못해 2골을 넣는데 그친 석현준에게 이번 득점은 큰 힘이 된다.
"소속팀에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해 걱정했다"고 밝힌 석현준은 "이번 경기서 골을 넣어 좋은 분위기로 다음 시즌까지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며 "프로와 대표팀 모두 확실한 주전은 없다. 언제, 어디서, 누구든 치고 올라갈 수 있다. 항상 준비하고 열심히 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체코전을 마지막으로 2015-2016 시즌 일정을 모두 마친 석현준은 잠시 휴식의 시간을 취할 계획이다. 그는 "일단 집에 돌아가서 오랫동안 잠을 자고 싶다. 마음 편하게 자고 싶다. 시즌 후반기에 마음 고생을 했다. 이번 대표팀 소집도 내게 중요한 시기라 마음적으로 많은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sportsher@osen.co.kr
[사진] 프라하(체코)=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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