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지난해 무산된 20홈런-20도루 재도전
산술적 29홈런-27도루 페이스, 체력이 관건
넥센 히어로즈 내야수 김하성이 지난해 이루지 못한 20홈런-20도루의 꿈에 다시 다가가고 있다.

김하성은 지난 5일 광주 KIA전에서 2-3으로 뒤진 8회 1사 2루에서 김광수를 상대로 좌월 투런포를 터뜨리며 4-3 역전승을 이끌었다. 내내 끌려가다가 김하성의 한 방으로 처음 가져온 리드를 지킨 넥센은 KIA전 6연승을 가까스로 이어갔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최근 "예전처럼 타선이 안풀려도 한 번에 터뜨릴 수 있는 한 방이 없다는 것은 아직 적응이 안될 때가 있다"며 팀 타선의 변화에 대한 생각을 밝힌 바 있다. 팀 홈런 1위를 독주하던 최근 3년간과 달리 올해 넥센은 46홈런으로 팀 홈런 8위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 그중 11개는 김하성의 몫이다.
김하성은 올 시즌 53경기에 나와 11홈런 10도루 타율 3할5리를 기록 중이다. 지난 2일 고척 삼성전에서 홈런을 치며 2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에 성공했다. 리그 전체에서도 홈런은 나성범(NC)과 함께 공동 7위에 올라 있고 도루는 이용규(한화), 정수빈(두산)과 함께 공동 5위에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호타준족이라는 이름이 붙어도 어색하지 않은 성적. 특히 올해 김하성은 지난해 19홈런 22도루로 아쉽게 달성에 실패한 20홈런-20도루 기록에 다시 도전한다. 지금 같은 성적이라면 29홈런-27도루 페이스다.
김하성은 풀타임 첫 해였던 지난 시즌 같은 기간(53경기) 8홈런 6도루 타율 2할6푼7리를 기록했다. 올해는 더 빠른 기간에 두자릿수 홈런, 도루를 채운 데다 평균 타율까지 끌어올리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세간의 우려였던 2년차 징크스라는 말 자체가 무색한 발전이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체력과 평정심. 김하성은 지난해 6도루를 성공시키는 동안 도루 시도가 8차례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같은 기간 18번을 뛰어 10번을 성공했다. 더 많은 플레이에 욕심을 내는 만큼 체력 저하가 빨리 올 우려가 있다. 이미 풀 시즌을 한 번 겪어봤기 때문에 체력을 키워야 될 필요성을 스스로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홍원기 넥센 수비코치는 "(김)하성이가 올해 20-20을 실패한 것이 아쉽지만 길게 보면 스스로를 계속 채찍질할 수 있는 자극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 역시 "하성이는 (강)정호의 그 시절보다 성장 속도가 훨씬 빠르다"고 높이 평가했다. 올 시즌이 끝난 뒤 김하성은 뒤돌아 어떤 기록을 보게 될까.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