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주전 선수들을 바꾸지 않기로 유명한 벅 쇼월터 볼티모어 감독의 마음은 김현수(28·볼티모어)의 맹타 속에 상당 부분 돌아섰다. 이제 남은 화제는 하나, 좌완을 상대로도 쇼월터 감독이 김현수를 신뢰하느냐다. 7일 경기는 그 믿음을 재는 바로미터가 될 수도 있다.
시범경기와 시즌 초반 자신의 타격을 보여주지 못하며 입지가 좁아졌던 김현수는 최근 대반전을 이뤄내며 팀의 주전 좌익수 자리를 꿰찼다. 김현수는 최근 2주간 50타석을 소화하며 타율 3할2푼을 기록했고 일주일로 범위를 좁히면 타율 3할6푼을 기록 중이다. 초반 잘 나다가 기세가 꺾인 조이 리카드를 대신해 최근에는 완전한 주전 선수 대우를 받고 있다.
쇼월터 감독도 김현수의 활약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쇼월터 감독은 “크게 스윙을 하지 않고 간결한 타격을 한다. 아직 100타석을 소화하지는 못했지만 지금까지는 아주 좋은 모습이다. 의욕도 뛰어나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런 칭찬은 출전 기회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하지만 아직 완벽한 주전이 됐다고 보기는 딱 하나의 대목에서 걸린다.

바로 선발이 좌완일 때 김현수에 대한 신뢰감을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다. 김현수는 6일(이하 한국시간)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상대 선발이 좌완 C.C 사바시아로 예고되자 선발에서 빠졌다. 이 문제는 경기 전 현지에서도 적잖은 화제였다. 지역 언론인 MASN은 “김현수가 좌완을 상대로도 선발로 나설 수 있을까?”라며 선발 라인업에 비상한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6일 경기는 체력적 안배 차원도 있어 정확한 의중을 알기 어려웠다. 김현수는 6월 들어 가진 모든 경기에 선발 출장했다. 여기에 6일 경기는 낮 경기였다. 보통의 주전 선수들도 체력 안배 차원에서 빠질 수 있는 여건이었다. 이에 7일 경기가 주목되고 있다. 볼티모어는 7일부터 홈에서 캔자스시티와 3연전을 갖는다. 7일 캔자스시티 선발은 좌완 대니 더피로 예고되어 있다.
쇼월터 감독은 좌완을 상대로 김현수의 투입폭이 좁았다. 김현수는 올 시즌 좌완을 상대로 단 3타석만을 소화했을 뿐이다. 성적은 2타수 무안타 1볼넷이었다. 5일 경기에서도 앤드류 밀러가 등판했을 때는 김현수를 타석에 놔뒀지만, 9회 아롤디스 채프먼이 올라오자 대타를 냈다.
만약 쇼월터 감독이 7일 경기, 혹은 앞으로 다가올 좌완 상대 경기에김현수를 선발에 투입시킨다면 이제는 확고부동한 주전 선수로 인정하고 있다는 뜻이 된다. 앞으로의 상황은 알 수 없지만 당분간은 좌·우를 가리지 않고 꾸준한 출전 시간을 얻을 공산이 크다. 반대로 김현수가 선발에서 빠지고, 우타자가 먼저 들어간다면 당분간은 플래툰 시스템을 운영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김현수는 지난해 KBO 리그에서 3할2푼6리의 타율을 기록했다. 우완 상대로는 3할3푼, 좌완 상대로는 3할2푼9리로 편차가 없었다. 2007년 이후 성적으로 확대해 봐도 좌완 상대 성적(.296)은 전체 성적(.318)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쇼월터 감독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