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왕국’ 두산, 새로운 안방 스타 박세혁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6.07 05: 44

양의지 공백 메우며 팀 3연승 견인
3연전 도루 저지 100%, 투수 리드도 합격
 포수 2명이 동시에 빠진 두산 베어스의 임시 주전 포수 박세혁(26)이 부동의 안방마님 양의지의 공백을 훌륭히 메우고 있다.

지난해 양의지-최재훈 체제로 시즌을 보냈던 두산 안방에는 새로운 얼굴들이 들어왔다. 5월에 최재훈이 왼손 유구골 골절, 최근 양의지가 왼쪽 발목 염좌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지금 1군 홈 플레이트는 박세혁과 최용제가 지키고 있다. 주전으로 나서는 것은 박세혁.
SK와의 잠실 3연전에 선발 출장한 그는 3경기 동안 상대 타선에 단 7점만 허용했다. SK 타자들이 무기력한 공격을 한 면도 있었지만 박세혁의 리드도 좋았다. 그는 투수의 상태와 경기 흐름에 맞게 투수들을 이끌며 투수들과 함께 팀의 3연승을 견인했다.
가장 빛났던 것은 5일 경기였다. 두산 선발은 안규영, SK 선발은 김광현으로 다수가 SK의 우세를 점쳤지만, 결과는 두산의 7-0 완승이었다. 박세혁은 경기 후 “상대가 2패를 했기 때문에 오히려 더 급하게 나올 것이라고 봤다. 공격적으로 나올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타자들의 심리를 역이용한 부분을 언급했다.
안규영과 경기 전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았냐는 질문에는 “자신 있게 던지라고 했다. 타순이 한 바퀴 돌면 변화를 주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우타자 상대로는 스플리터(포크볼), 좌타자 상대로는 서클 체인지업을 많이 썼다”라고 답한 뒤 “잃을 것이 없다고 생각했고, 즐겁게 하자고 한 것이 주효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흐름에 맞게 투수들과 하모니를 이룬 것도 효과적이었다. 그는 “4-0으로 앞선 뒤에는 타자와 빨리 붙어서 결과를 빨리 보려고 했다”고 말했는데, 이 역시 투구 수 관리에 도움이 됐다. 6회초를 마쳤을 때 안규영의 투구 수는 81개밖에 되지 않았다. 박세혁은 4일 팀이 3회말까지 7-2로 앞서자 보우덴이 더욱 과감하고 빠른 승부를 하도록 유도했고, 118구를 던진 보우덴은 8이닝이나 소화해냈다. 점수 차가 있을 때 과감하게 할 수 있는 선택이었다.
상대적으로 양의지보다 자신과 호흡을 더 자주 맞춘 투수들이 포함된 것은 행운이었다. 3경기 선발 중 고원준과 안규영은 상무에서 박세혁과 2년간 호흡을 맞춘 사이. 보우덴은 양의지와 더 많이 배터리를 이루기는 했지만 올해부터 두산 유니폼을 입기 시작한 선수니 차이는 크지 않았다.
강한 어깨 또한 빛났다. 3경기에서 박세혁은 2루 도루를 시도한 SK의 주자 3명을 모두 잡아냈다. 5일 경기에서 2회초 2루로 가다 아웃된 이재원은 볼카운트 3B-2S에서 자동 스타트 되는 상황이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지만 이를 차치하더라도 도루를 저지할 때마다 박세혁의 동작은 민첩했다. 팝타임(공이 포수 미트에 들어온 뒤 2루에 있는 야수의 글러브에 도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늦지 않았고, 송구도 빠르게 뻗어나갔다.
유일한 아쉬움은 평소 장점으로 평가받던 방망이다. SK와의 3연전에서 그는 11타수 1안타 1타점에 그쳤다. 하지만 타격은 꾸준히 기회가 주어지면 언젠가 결실을 맺는다. 기본 타격 자질이 우수한 박세혁이기에 팀도 지금의 타격 부진을 크게 우려하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마스크를 썼을 때 보이는 긍정적인 모습에 반색하고 있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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