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스, 팔꿈치 염증으로 1군 엔트리 제외
선발 로테이션 비상, 불펜진 부담도 증가
본격적으로 순위 싸움에 뛰어든 한화에 악재가 찾아왔다. 에이스 에스밀 로저스(31)가 팔꿈치 통증으로 다시 이탈한 것이다. 복귀 시점을 정확하게 알 수 없는 시점에서 기약 없는 버티기 모드로 들어가야 한다.

한화는 지난 6일 로저스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이날 오후 대전 JS힐링병원에서 MRI(자기공명영상) 촬영 결과 오른쪽 팔꿈치에 염증이 발견됐고, 휴식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 결국 지난달 8일 1군 복귀 이후 한 달도 안 돼 다시 전열 이탈하는 악재를 맞았다.
로저스가 1군에 합류하기 전인 지난달 7일까지 한화는 8승21패 승률 2할7푼6리로 독보적인 최하위였다. 하지만 로저스가 1군에 들어온 뒤 12승11패1무 승률 5할2푼2리로 공동 3위의 성적을 냈다. 팀 평균자책점도 6.55(10위)에서 5.96(9위)으로 조금이나마 향상됐다.
로저스는 올 시즌 6경기에서 2승3패 평균자책점 4.30을 기록했다. 지난해처럼 압도적인 투구는 아니었지만 6이닝 이상 투구를 4번이나 하며 이닝이터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지난달 29일 대전 롯데전에는 9이닝 127구 완투승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한화가 최근 10경기에서 9승1패로 기세를 올릴 수 있었던 것도 로저스가 긴 이닝을 버텨주며 불펜의 부담을 덜어준 나비 효과가 컸다. 로저스의 이탈은 단순히 1명의 선수가 빠진 게 아니라 한화 마운드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팀에는 비상이다.
로저스의 복귀 시기는 아직 정확하게 정해지지 않았다. 큰 부상은 아니지만 지난 2월 캠프에서 문제된 팔꿈치가 다시 문제를 일으킨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단순 염증이 회복되는 데에는 보통 2주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최소 로테이션은 3번 건너뛰어야 한다.

한화로선 윤규진-장민재-이태양-송은범으로 이어지는 기존 4명의 선발에 누군가 하나 들어와야 한다. 지난달 13일 2군으로 내려간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알렉스 마에스트리에게 다시 한 번 기회가 올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25일 소집해제돼 2군에서 실전 투구에 나서고 있는 안승민도 있다.
기존 1군 투수들의 보직 이동도 가능한 시나리오다. 불펜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한 심수창, 2군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아줬던 김재영이 있다. 다만 어느 투수가 불펜에 들어가든 이닝이터 로저스의 공백으로 불펜의 부담이 커졌다. 박정진·권혁·송창식·정우람의 어깨에 다시 기댈 수밖에 없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