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학의 이글아이] 한화의 목표는 탈꼴찌가 아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6.07 05: 57

"이게 바로 우리 실력이야!"
한화는 지난 주말 삼성과 대구 원정 3연전을 모두 짜릿한 1점차 승리로 장식했다. 5연승이 끊긴 뒤 다시 4연승. 3연전 마지막인 5일 경기를 마친 뒤 주장 정근우에게 한화 상승세의 이유를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이 "이게 바로 우리 실력"이라는 것이었다. 
그는 "시즌 초반에는 이상하게 경기가 말리며 잘 풀리지 않았다. 이제야 우리팀의 실력이 나오고 있는 있다. 원래 이 정도 할 수 있는 팀이다. 이것이 우리 한화 선수들의 실력이다"고 강조했다. 정근우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밝았고, 목소리에도 힘이 넘쳤다. 

한화는 최근 10경기에서 9승1패로 리그 최고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달 18일까지 9위 kt와 격차가 무려 7경기였지만 이제는 2경기로 좁혔다. 그 사이 치고 나가지 못한 중위권 팀들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4위 LG와 승차도 5.5경기밖에 되지 않아 추격권이다. 
최하위팀의 일시적인 상승세로 보기에는 어렵다. 정근우의 말대로 한화는 원래 이 정도 할 수 있는 전력의 팀이다. 시즌이 개막하기 전만 하더라도 한화는 최소 5강에서 나아가 우승 후보로 평가받은 팀이다. 특히 불펜과 타선의 힘은 리그 정상급으로 평가됐다. 
지난 몇 년간 한화는 지속적인 투자로 전력향상을 이뤘다. 올해는 KBO리그 사상 처음으로 팀 연봉 총액이 100억원(102억1000만원) 돌파한 최고 연봉팀이다.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외국인선수들의 몸값도 총액 364만 달러로 최고액이다. 최고 투자를 한 팀이다. 
시즌 초반부터 부상자 속출로 첫 단추를 잘못 꿰며 팀 전체가 수렁으로 빠져들었지만 전력으로 보면 절대 그대로 무너질 수 없는 팀이었다. 평균에 수렴하는 야구의 속성상 언젠가 살아날 팀이었고, 완전히 순위 싸움에서 멀어지기 전 반등에 성공한 게 고무적이다. 
원천은 역시 선수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뭉친 것이다. 주장 정근우와 김태균을 중심으로 선수들이 야구장 안팎에 수시로 함께 대화하는 시간을 갖고, 어려운 시기 서로 힘을 북돋아주며 포기하지 않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실수를 해도, 지고 있더라도 박수를 더 쳤다. 
지난 5일 삼성전을 마친 뒤 포수 조인성은 59구를 던진 정우람에게 "수고했다. 정말 고맙다"며 어깨를 두드려줬다. 정우람은 "제가 더 고맙죠"라며 화답했다. 그는 "나뿐만 아니라 다른 투수들이 고생하고 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눈빛만으로 서로 마음이 통한다"고 했다. 외야수 양성우는 "불펜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기 위해 한 베이스 더 뛰었다"고 말한다. 권혁은 "우리 타선의 힘이 강하기 때문에 언제든 뒤집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던진다"고 했다. 투수·야수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모든 선수들이 서로를 먼저 위하는 마음으로 뭉쳐있다. 
정근우는 "요즘은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다. 탈꼴찌 이야기를 하는데 원래 우리 목표는 가을야구 그 이상이었다"고 말했다. 김태균도 "우리 목표는 탈꼴찌가 아니다. 초반에 힘들었지만 아직 올라갈 수 있는 기회는 충분하다. 지금 이대로라면 5강도 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 아직 최하위이지만 한화의 목표는 탈꼴찌가 아니다. /한화 담당기자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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