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2년만의 감격이다.
한화 우완 투수 윤규진(32)이 12년 만에 선발승 감격을 누렸다. 윤규진은 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벌어진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와 홈경기에 선발등판, 5이닝 3피안타(1피홈런) 3볼넷 8탈삼진 1실점 호투하며 한화의 5-3 승리와 함께 시즌 3승(1패)째를 올렸다.
윤규진에게는 단순한 승리가 아니었다. 지난 2004년 10월5일 무등 KIA전 이후 무려 4263일 만에 거둔 선발승이었다. 당시 윤규진은 고졸 신인 투수로 시즌 3승째를 수확했다. 그로부터 12년이 흘러 다시 선발투수로 승리를 따냈다. 통산 4번째 선발승.

윤규진은 통산 338경기 중 선발등판이 19경기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대부분 시간을 불펜에서 보냈다. 특히 지난해에는 마무리와 중간을 오가며 40경기 3승2패10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2.66으로 활약했다. 강속구와 포크볼 조합으로 한화 불펜의 주축이 됐다.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오른쪽 어깨 클리닉 수술을 받은 윤규진은 시즌 첫 16경기를 구원으로 나왔다. 그러나 평균자책점 5.50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고, 김성근 감독은 지난달 21일 대전 kt전부터 윤규진을 선발로 돌렸다. 많은 공을 던지며 제구와 밸런스를 잡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첫 등판 kt전에서 5이닝 6탈삼진 3실점으로 호투를 했다. 이어 27일 대전 롯데전에는 2⅔이닝 6실점으로 흔들렸지만 1일 대전 SK전에 5이닝 5탈삼진 2실점으로 안정감을 찾았다. 그리고 이날 시즌 개인 최다 탈삼진 8개로 위력적인 투구를 펼치며 KIA 타선을 제압했다.
최고 147km 직구(35개) 중심으로 포크볼(19개) 슬라이더(19개)에 커브(2개)까지 적절하게 섞어 던졌다. 포수 차일목의 공격적인 리드아래 삼진을 잡아낸 결정구 8개 중 5개가 직구였다. 몸쪽과 바깥쪽을 과감하게 승부를 들어갔다. 힘 있는 직구가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자 KIA 타자들도 꼼짝 없이 당했다. 첫 삼진 5개를 모두 직구로 잡아낸 뒤 나머지 3개는 패턴을 바꿔 포크볼로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한화는 지난 6일 에스밀 로저스가 팔꿈치 염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최소 2주는 전력 공백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토종투수들의 분발이 절실하다. 12년 만에 선발승을 거둔 윤규진의 이날 위력투는 향후 한화 마운드의 희망을 비추기에 충분했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