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G 연속 삼진’ 박병호, 반등 통행료 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6.08 05: 40

길었던 슬럼프, 19G 연속 삼진 불명예도
타격폼 수정 안간힘, 10호포가 반등 계기?
대개 삼진은 안타의 확률을 완전히 죽여 놓는다는 점에서 타자들에게 그다지 좋은 지표는 아니다. 하지만 삼진이 많다고 해서 꼭 나쁜 타자라고는 할 수 없다. 삼진을 두려워하지 않는 대가로 10번 중 3번만 좋은 타구를 만들면 괜찮은 타자로 평가받는다.

박병호(30·미네소타)는 삼진이 많은 선수다. 7일(한국시간)까지 58개의 삼진을 기록, 메이저리그(MLB) 전체 공동 20위를 기록 중이다. 팀 내에서는 미겔 사노(71개)에 이어 2위, 아메리칸리그에서는 공동 13위다. 지난 5월 9일부터 6월 2일까지는 19경기 연속 삼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기간으로 따졌을 때 올 시즌 리그 4위의 불명예다.
삼진이 많이 나오는 기간 중 홈런도 많이 나온다면 사실 큰 문제는 아니다. 대다수의 장거리 타자들이 그렇다. 하지만 박병호는 이 기간이 MLB 데뷔 후 가장 길게 찾아온 슬럼프였다. 박병호는 이 19경기에서 타율 1할4푼3리, 출루율 2할3푼1리, 장타율 0.271, 2홈런, 6타점에 그쳤다. 2루타 이상의 장타는 5개뿐이었다. 상대는 제각기 파악한 박병호의 약점을 집요하게 공략했다.
현재까지의 기록만 놓고 보면 박병호는 빠른 공에 약한 타자다. 다리를 들어 올리며 상대 투수의 타이밍을 맞추는 박병호인데 아무래도 한 단계 더 빠르고 체감 속도도 좋은 MLB 투수들의 빠른 공에 약점을 드러냈다. 타이밍이 늦는 파울이나 헛스윙이 많았던 이유다.
이에 박병호도 변화를 선택했다. 최근에는 다리를 들어올리는 대신 발끝만 움직이는 폼으로 빠른 공 대처에 나섰다. 그런 타격폼이 한순간에 정착되기는 어렵지만 조금씩 반등의 계기를 만들고 있다. 박병호는 연속 경기 삼진에서 벗어난 지난 6월 3일 탬파베이전에서 3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FOX스포츠 현지 중계진은 박병호의 이 3안타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했다. FOX스포츠는 “좌측으로 하나, 가운데로 하나, 우측으로 하나를 날려 보냈다. 이는 (타격 부진에 빠진) 박병호에게 상당히 환영적인 메시지가 될 수 있다”라고 점쳤다. 그리고 6일에는 그토록 기다렸던 시즌 10호 홈런이 터졌다.
박병호는 OSEN과의 인터뷰에서 “얻어 걸린 느낌”이라고 이 홈런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지만 한 번쯤 기분 전환이 될 수 있다. 더 늦지 않은 것이 오히려 다행이다. 성적도 생각보다 최악은 아니다. 크리스 데이비스(타율 0.213, 11홈런), 트로이 툴로위츠키(.204, 8홈런), 프린스 필더(.193, 3홈런), 마크 테세이라(.180, 3홈런) 등 유명 선수들은 박병호보다 오히려 타율이 더 낮다. 무수한 삼진에서 반등의 계기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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