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트 연패 깬 CJ...'매라' 홍민기, "올라갈 일만 남았다"
OSEN 신연재 기자
발행 2016.06.08 06: 05

 지난 7일, 승점 1점 차이로 순위가 갈렸던 8위 롱주와 10위 CJ의 대결서 시즌 첫 승리를 신고한 쪽은 CJ였다. 반대로 롱주는 4연패를 기록하며 CJ와 순위 교환을 해야 했다.
풀세트 접전 끝에 값진 승리를 거뒀지만, 팀을 이끌고 있는 맏형 ‘매드라이프’ 홍민기는 만족스런 표정이 아니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홍민기는 “대전 기록에 빨간 글씨만 채우다가 드디어 초록 글씨를 넣었다”며 “이겨서 기분이 좋긴 한데, 이제서야 1승을 해 답답한 마음도 있다”고 그간 연패에 대한 아쉬운 감정을 드러냈다.
그도 그럴 것이 CJ는 지난 스프링 시즌 초반보다 더 침체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개막전에서 새롭게 1부 리그에 합류한 에버에게 패했으며, SK텔레콤과 아프리카에게 연달아 쓴맛을 봤다. 롱주를 잡아내긴 했지만, 남은 대진을 살펴보면 걱정스런 마음이 앞선다. MVP를 제외한다면 남은 상대가 3강인 ROX와 KT, 상승 기류를 타고 있는 삼성과 진에어이기 때문이다.

무대에 뛰고 있는 팀 선수 중 유일한 원년 멤버인 홍민기는 팀 부진의 원인을 경험 부족으로 꼽았다. 자신을 제외하고는 모두 신예 선수들로 구성된 팀 특성상 주도적이고 유기적인 플레이가 부족해 경험 많은 강팀을 상대로 부족한 경기력을 보여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스프링 시즌과 달라진 팀의 경기 운영 방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홍민기는 “스프링 시즌에는 내가 직접 하나부터 열까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다 말해줬었다”며 “이제는 각 라이너들이 직접 콜을 많이 하는 식으로 바꿨는데, 그 부분이 아직 부족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체적인 오더는 여전히 잘 따라준다고 덧붙이며, 성적이 어느 정도 나온 뒤로 동료들이 말을 잘 듣지 않아 운영에서 문제가 생긴 것 같다는 농담 섞인 소문을 불식시켰다.
홍민기는 박정석 감독을 중심으로 한 CJ의 코칭스태프들도 팀원들이 연패로 인해 주눅들지 않도록 많이 다독여 준다는 말도 전했다. MVP 인터뷰서 ‘크레이머’ 하종훈이 전했던 말과 일맥 상통한다. 당시 하종훈은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좋은 말을 많이 해주셔서 정신적으로 힘든 부분은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홍민기의 말을 다시금 되짚어보면 CJ는 지금 성장통을 겪고 있다고 이해할 수 있다. 홍민기 1인 중심의 운영과 오더에서 벗어나 5명 전원이 경기 운영에 참여하고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팀 시너지’를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인 것이다. 홍민기는 피드백 과정에서도 주로 기반을 잡으면서 성장하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도 밝혔다. 그렇다면 이번 첫 승으로 얻은 자신감이 좋은 약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인터뷰 말미, “더 떨어질 곳도 없고 올라갈 일만 남았으니, 남은 경기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겸손한 각오를 다지는 홍민기는 처음보다 조금은 밝아진 목소리였다. 가뭄 끝에 단비 같은 CJ의 시즌 첫 승리가 날개를 펼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길 기대해본다. /yj01@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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