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최근 11G 10승1패로 탈꼴찌 눈앞
이적생 심수창·차일목, 기대이상 맹활약
최하위 한화의 대반격에는 두 이적생의 반전쇼가 있었다. 미운오리에서 백조로 거듭난 투수 심수창과 포수 차일목이 그 주역들이다. 만 35세 늦은 나이에 야구인생의 불꽃을 다시 한 번 태우고 있다.

한화는 지난 7일 대전 KIA전에 5-3으로 승리하며 시즌 두 번째로 5연승을 달렸다. 9회 심수창이 1이닝 무실점으로 막으며 세이브를 올렸고, 차일목이 8회 승부에 쐐기를 박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한화가 최근 11경기에서 10승1패로 폭발적인 상승세를 탈 수 있었던 데에는 심수창과 차일목의 깜짝 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심수창은 한화 불펜의 에이스로 떠올랐다. 팀의 최근 11경기 중 5경기에 나와 3승2세이브 평균자책점 1.69로 짠물 투구를 하고 있다. 5경기 모두 의미있는 투구로 승리에 기여했다. 차일목 역시 9경기에서 24타수 8안타 타율 3할3푼3리 1홈런 2타점에 5번의 도루를 잡아내며 저지율 4할5푼5리를 찍었다.
1981년생 베테랑인 두 선수는 지난겨울 나란히 한화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심수창은 FA로 4년 13억원에 한화와 계약했고, 1년 전 KIA와 FA 재계약했던 차일목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2라운드 전체 16순위로 한화의 지명을 받았다. 한화는 차일목을 영입하기 위해 2억원을 전 소속팀 KIA에 지불했다.

처음부터 환영받은 영입은 아니었다. 심수창은 지난해 롯데에서 어느 정도 반등했지만, FA로 보상선수 출혈을 감수하며 영입할 선수인지는 물음표가 붙었다. 롯데가 보상선수로 20살짜리 젊은 강속구 투수 박한길을 지명했고, 심수창이 시즌 초반 손가락 물집으로 나오지 못하자 원망의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차일목 역시 마찬가지. 이미 30대 중반을 넘어선 베테랑 포수로 KIA에서 최근 몇 년 동안 기량이 눈에 띄게 하락세를 보이고 있었다. 이미 조인성·허도환이라는 베테랑 포수들이 2명이나 있는 한화에서 굳이 차일목까지 영입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선수단 평균연령만 높이는 악수가 될 것처럼 우려됐다.
그런데 시간이 지난 지금의 두 선수는 한화 반격을 이끄는 중심축이 됐다. 심수창은 구속 상승과 날카로운 포크볼로 고비 때마다 병살과 삼진을 잡고 위기 극복하는 강심장을 자랑하고 있고, 차일목은 모든 투수들이 호흡 맞춰 보기를 원하는 공격적인 리드, 절묘한 프레이밍에 쏠쏠한 타격까지 보여준다. 김성근 감독도 "심수창은 볼이 빨라졌다. 지난해 좋았을 때 모습이 나온다"며 "차일목도 잘해주고 있다. 주자를 잘 잡는 것만으로도 크다. 타격도 요즘 잘 치고 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심수창은 "초반에는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했고, 마음고생도 심했다. 이제는 컨디션도 올라왔고, 나 때문에 무리해야 했던 투수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차일목 역시 "잘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면서도 "팀을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고 다짐했다.

30대 중반의 나이에 한화에서 다시 꽃을 피우는 심수창와 차일목, 누구도 쉽게 예상하지 못한 그들의 깜짝 반전쇼가 한화의 대반격을 완성 중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