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최근 4G 13타수 무안타, 병살타 3개
KIA 저득점, 필 부진으로 4연패 직격탄
"마음 편하게 쳐라".

KIA 김기태 감독이 지난 7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외국인타자 브렛 필(32)을 만나 전한 말이다. 올해 3번부터 4번과 5번 중심타선을 오갔던 필은 이날 시즌 처음 6번 타순으로 내려갔다. 김기태 감독은 "너무 안 맞으니 스트레스가 있다. 마음 편하게 치라는 의미에서 6번으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감독의 배려에도 불구하고 필의 방망이는 불발탄이었다. 그것도 중요할 때마다 터지지 않았다. 2회 무사 1루에서 윤규진의 직구에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며 헛스윙 3구 삼진을 당했고, 4회에는 1사 1루에서 투수 앞 땅볼로 병살타를 쳤다. 9회에도 무사 1루에서 3루 땅볼로 선행주자가 아웃됐다.
최근 4경기 성적은 13타수 무안타. 희생플라이로 타점이 하나 있지만 병살타 3개로 찬물을 끼얹었다. 주자가 있을 때 8타수 무안타라 더욱 치명적이었다. 필이 해결해주지 못한 최근 4경기에 KIA는 총 8득점으로 경기당 평균 2점에 그쳤다. 타격뿐만 아니라 1루 수비까지 불안함을 드러내며 아쉬움을 남겼다.
필이 공수에서 헤매는 사이 KIA는 시즌 최다 4연패를 당했고, 10위 한화에 2경기 쫓기는 8위로 떨어졌다. 필에게만 책임을 전가하기에는 아직 투타에서 KIA 팀 전체의 전력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는 게 크지만 외국인 타자로서 필의 강력한 힘이 떨어지는 건 분명하다.
올해로 KIA에서 3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필은 대표적인 '효자' 외국인선수로 통한다. 올 시즌에도 표면적인 성적은 크게 나쁘지 않다. 49경기에서 183타수 56안타 타율 3할6리 5홈런 27타점. 3할대 타율로 기본적인 정확성은 크게 떨어지지 않았지만 필의 강점이었던 결정력이 사라졌다.
득점권 타율이 2할7푼5리로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60명 중에서 42위에 불과하다. 지난해는 득점권 타율 리그 12위(.333)였다. 물론 득점권 타율은 커리어 전체로 볼 때 결국 평균에 수렴하기 때문에 단일 시즌으로 평가할 수 없다. 그러나 필의 타격 스타일을 감안할 때 득점권에서 치지 못하면 안 된다.
기본적으로 필은 배드볼 히터 타입으로 공을 고르기보다 적극적인 타격을 한다. 일정한 볼넷을 얻게 되어 있는 중심타자임에도 KBO리그 3년 통산 출루율 3할6푼2리로 4할을 넘지 못한다. 설상가상 올해는 장타율도 4할6푼4리로 5할이 못 미친다. 출루율이 높지 않은 필에게 장타력의 감소는 치명적이다.
KBO리그 3년 만에 최대 시련을 마주찬 필. 그 사이 KIA도 시즌 최대의 위기에 봉착했다. 필과 KIA는 공동운명체, 결국 필이 살아나야 KIA도 반등을 꿈꿀 수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