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가 꿈이었는데…" 윤규진의 화려한 변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6.08 07: 28

윤규진, 12년만에 선발승 '로테이션 굳히기'  
마무리 꿈은 뒤로 하고 선발로 화려한 변신
"작년까지 제 꿈은 한화 이글스 마무리투수라고 말하고 다녔는데…". 

한화 우완 투수 윤규진(32)이 쑥스러운 듯 웃었다. 지난해 시즌 초반 마무리로 강한 인상을 남겼던 윤규진이 1년이 흘러서 선발투수로 변신했다. 무려 12년 만에 선발승을 따낸 그는 이제 한화 로테이션에서 빠질 수 없는 주축 선발투수로 올라섰다. 
윤규진은 지난 7일 대전 KIA전에서 5이닝 3피안타(1피홈런) 3볼넷 8탈삼진 1실점 역투로 한화의 5-3 승리를 이끌었다. 윤규진은 선발투수로 승리를 기록했다. 2년차 시절인 지난 2004년 10월5일 무등 KIA전 이후 무려 4263일만의 선발승이었다. 
윤규진은 실감이 나지 않는 표정이었다. "몇 년 만의 선발승인지 모르겠다. 너무 오랜만이라 얼떨떨하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게 윤규진은 프로 첫 해 3승을 모두 선발승으로 장식했지만 그 이후 선수생활 대부분의 시간을 구원투수로 불펜에서 보냈다. 
통산 338경기 중 선발로 나선 게 19경기뿐이다. 150km대 강속구와 포크볼 조합은 짧은 이닝에 적합했다. 2005년 9홀드, 2008년 12홀드로 중간계투 역할을 한 그는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2014년 세이브 9개를 올리며 마무리투수 역할도 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 시즌 초반에는 마무리로 뒷문을 완벽하게 책임졌고, 개인 첫 두 자릿수 세이브 10개를 달성했다. 어깨 통증으로 인해 시즌을 완주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 그 사이 한화는 FA 정우람을 영입했고, 윤규진은 수술과 재활을 거쳐 중간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한화 선발 마운드가 무너지며 윤규진에게 뜻하지 않은 선발 기회가 왔다. 지난달 21일 대전 kt전을 시작으로 최근 4경기 연속 선발등판. 그 중 3경기를 5이닝 3실점 이하로 막으며 역투했다. 시즌 중 갑작스런 보직이 바뀐 것을 감안한다면 수준급 성적이다. 
윤규진은 "선발이라면 5이닝보다 더 길게 던져야 한다. 우리 불펜이 너무 고생하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며 "정상적으로 가게 된다면 일요일(12일) 선발을 해야 한다. 휴식 일에 부담을 느낀다면 앞으로 계속 선발로 나가지 못할 것이다. 경기 초반에 확 무너지지 않고, 나올 때마다 꾸준하게 던질 수 있는 선발이 되겠다"고 말했다. 
마무리에서 선발로 변신, 예상하지 못한 변화에도 성공적으로 적응해 가고 있는 윤규진이 한화 마운드의 단비가 되고 있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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