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사리오, 전력으로 뛰는 베이스러닝
홈런 못지않게 기본에 충실한 플레이
"빨리빨리".

한화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27)는 전형적인 장거리 타자, 거포 스타일이다. 지난 7일 대전 KIA전에서는 6회 헥터 노에시에게 중앙 전광판 왼쪽 관중석 광고판을 넘기는 비거리 140m 초대형 홈런을 터뜨렸다. 이글스파크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장외 홈런이 로사리오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어느새 시즌 성적도 타율 3할2푼으로 끌어올렸고, 11홈런 47타점으로 팀 내 1위를 달리고 있다. 타점은 리그 전체 공동 2위에 해당할 정도로 찬스를 놓치지 않는 해결사 본능을 자랑한다. 득점권 타율 3할5푼9리로 외국인 타자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화끈한 홈런이나 화려한 기록 못지않게 빛나는 숨은 가치가 있으니 바로 베이스러닝이다. 로사리오는 어떤 상황에서든 늘 전력으로 뛴다. 180cm 100kg 거구임에도 불구하고 달리면서 가속도가 붙을 때 폭발적인 스피드를 낸다. 겉으로 보는 이미지와 달리 스피드를 갖췄다.

로사리오는 "열심히 뛰는 것은 늘 그래온 것이다. 내가 특별히 얼마나 빠른지는 잘 모르겠다. 상황에 맞춰 뛰어야 하겠지만, 항상 빨리빨리 뛰자는 마음은 있다"며 우리말로 "빨리빨리"를 외쳤다. 매일 루틴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며 순간 힘을 내는 능력을 키웠다.
7일 KIA전을 봐도 그렇다. 2회 선두타자로 중전 안타를 치고 나간 로사리오는 후속 양성우의 우전 안타에 재빨리 2루를 지나 3루까지 슬라이딩으로 들어갔다. 짧은 타구였지만 로사리오는 거침없이 황소처럼 무섭게 질주하며 3루로 쇄도했다. 이날뿐만 아니라 매경기 한 베이스 더 노리는 공격적인 베이스러닝을 한다. 지난 3일 대구 삼성전에도 연장 12회 유격수 땅볼을 치고 전력질주로 내야안타를 만들며 결승점을 이끌어냈다.
로사리오는 지난 2월 한화 스프링캠프에 합류 이후 첫 타격훈련에서도 연습 상황이지만 좌중간으로 공이 빠진 틈을 놓치지 않고 2루와 3루를 지나 홈까지 내달렸다. 당시 그는 "상황에 집중하다 보면 연습인지 경기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나도 모르게 전력질주했다"고 말한 바 있다.
연습이든 실전이든 로사리오는 항상 다음 베이스를 향해 전력으로 뛰는 것이 몸에 배어있다. 화끈한 장타만큼 기본에 충실하는 베이스러닝, 로사리오의 숨은 가치로 빛을 내고 있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