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타선 상대로 6이닝 2실점 QS
3경기 22이닝 3실점, 한 단계 올라선 피칭
주권(21, kt wiz)의 돌풍은 우연이 아니었다. 리그 최강의 위용을 자랑하는 두산 베어스 타선을 상대로도 통했다.

주권은 8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과의 경기에 선발로 나서 6이닝 4피안타 2탈삼진 1볼넷 2실점했다.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QS)를 달성한 그는 팀의 5-4 승리 속에 시즌 2승(1패)째를 수확했다.
4회초까지는 무실점이 이어졌다. 주권은 1회초와 2회초 한 명씩을 출루시켰지만 단 한 명도 득점권에 진루시키지는 않았다. 3회초와 4회초는 삼자범퇴로 두산 타선을 틀어막으면서 초반 투구 수 관리에도 성공했다. 140km대 초반의 포심 패스트볼은 구속 이상의 위력을 보였고, 슬라이더 역시 효과적으로 먹혔다.
그러나 승리 요건을 앞두고 있던 5회초에 흔들리며 실점했다. 선두 닉 에반스와 김재환을 연속 우전안타로 출루시킨 주권은 허경민과의 승부에서 볼카운트 3B에 몰렸고, 스트라이크를 하나 던진 뒤 5구째에 외야 우측으로 뻗어나가는 적시 2루타를 맞아 첫 실점했다.
박세혁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주권은 끈질기게 볼을 참아낸 김재호의 중견수 희생플라이에 추가 실점했다. 하지만 다시 7구 승부 끝에 박건우를 3루 땅볼로 잡아내 세 번째 아웃카운트를 채우며 승리 요건을 완성했다. 그리고 6회초 다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고 QS까지 완성했다.
총 97구를 던진 주권은 7회초 외국인 투수 요한 피노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물러났다. 피노와 심재민, 김재윤이 남은 3이닝을 책임진 kt는 리드를 지켰고, 주권의 2번째 승리도 따라왔다.
이날 주권은 최고 145km까지 나온 포심 패스트볼을 바탕으로 가장 자주 구사한 변화구인 슬라이더를 조합해 타자들과 맞섰다. 좌타자들을 상대로는 체인지업도 적극 활용했고, 많이 쓰지는 않았지만 커브와 투심 패스트볼도 있었다. 포심의 구속은 대체로 140km대 초반이었지만 과감한 승부와 함께 쉽게 가운데로 몰리지 않는 로케이션이 동반된 것이 호투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지난 두 번의 등판에서 주권은 한 번의 완봉승 포함 16이닝 9피안타 10탈삼진 3볼넷 1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돌풍이라는 말이 붙었다. 하지만 이제는 일시적인 활약이 아니라 한 단계 올라선 것으로 봐도 좋을 만큼의 투구가 나오고 있다. 두산 타선을 잠재웠다면 더 이상 검증이 필요한 수준은 아니다. /nick@osen.co.kr
[사진] 수원=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