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완급조절’ 박세웅, 10승 반환점 돌았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6.08 21: 51

박세웅(21·롯데)은 자타가 공인하는 차세대 에이스다. 올 시즌도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돌며 4승을 거뒀다. 다만 아직 어린 선수라 기복이 있다는 약점은 있다.
최근 경기도 들쭉날쭉했다. 5월 15일 삼성과의 경기에서는 6⅔이닝 3실점(2자책점)으로 승리를 거뒀지만 그 후 2경기는 부진했다. 5월 21일 두산전은 4이닝 5실점, 5월 27일 한화전에서는 2⅔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다. 그런데 직전 등판이었던 6월 2일 kt전은 8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승리를 따냈다. 잘 되는 경기와 그렇지 않은 경기의 편차가 컸다.
아직까지는 경험이 부족하고, 100개 이상을 물 흐르듯 끌고 갈 수 있는 경기 체력은 부족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자질 하나는 누구나 인정한다. 8일 인천 SK전도 그런 박세웅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경기였다. 경기 중에도 조금씩 기복이 있기는 했지만 탁월한 완급조절로 SK 타선을 막으며 시즌 5번째 승리를 거뒀다.

박세웅은 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116개의 공을 던지며 산발 4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5승째를 달성했다. 팀 불펜에 누수가 많은 상황에서 116개의 공을 던지며 7회 첫 타자까지 상대했다는 점은 1승 이상의 의미가 있는 한 판이었다.
사실 제구가 일관되게 좋았다고 보기는 어려운 경기였다. 약간씩 날리는 경우도 있었고 커브의 경우는 원바운드 공도 여러 차례 들어왔다. 패스트볼 구속도 약간은 들락날락했다. 그러나 최고 149㎞에 이르는 빠른 공, 그리고 방향이 달리 떨어지는 슬라이더·포크볼을 앞세워 SK 타선을 봉쇄했다. 4월 5일 SK전서 6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뒤 SK에 또 다시 강한 모습을 드러냈다.
1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한 박세웅의 최대 고비는 2회였다. 1사 후 이재원에게 중전안타를 맞았고 박재상에게는 갑자기 제구가 흔들리며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포수 강민호가 마운드에 올라 박세웅을 다독였다. 박세웅은 안정을 찾았고 김성현을 2루수 뜬공으로, 김기현을 헛스윙 삼진으로 요리하며 힘을 냈다.
3회에는 2사 후 김재현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지만 최정을 3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4회에는 2사 후 박재상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했으나 김성현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위기를 확장시키지 않았다.
5회에도 1사 후 최정용에게 2루수 방면 내야안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고메즈를 3루수 방면 땅볼로 유도했고 팀 동료들은 차분하게 병살 플레이를 만들어내며 박세웅을 지원했다. 6회에는 김재현을 삼진으로, 최정을 3루수 땅볼로, 정의윤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1회 이후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고비 때마다 떨어지는 슬라이더와 포크볼의 조합으로 상대 타자들의 타이밍을 완전히 뺏었다. 포수 강민호의 리드도 좋았다. 박세웅은 경기 후 "오늘 공 자체는 좋지 못했다. 컨트롤도 썩 좋은 편은 아니었는데 위기 순간마다 잘 들어간 덕분에 실점 없이 마운드에서 내려올 수 있었다. 무엇보다 선발로서 꾸준하게 던져야 하는데 그 점이 마음같이 되지 않아 고민이 많다. 최근 2경기에서 결과가 좋았는데 다음 경기도 준비 잘 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위기를 넘기며 승리까지 이르렀다는 것은 이 차세대 에이스의 성장에 좋은 거름이 될 수 있다. 생애 첫 10승을 향한 레이스에서도 반환점을 돌았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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