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승부처] ‘롯데 킬러’ 박종훈, 실투 하나에 울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6.08 21: 51

실제 기록을 보면 꼭 그렇지도 않지만, 롯데는 전통적으로 잠수함 투수에 약하다는 이미지가 있다. 그리고 근래 들어 박종훈(25·SK)은 그 롯데의 이미지를 짙게 만드는 선수 중 하나다.
박종훈은 통산 롯데전 7경기에 나서 2승1패 평균자책점 2,90으로 맹활약했다. 중요한 순간마다 롯데전에 나서 쾌투했던 기억이 있다. 스스로도 강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을 법한 상황이다. 올 시즌 첫 롯데전이었던 8일 인천 경기에서도 어깨가 가벼웠다.
6⅔이닝 동안 3실점하며 자신의 몫을 다했다. 시즌 최다 이닝 타이였고, 시즌 5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피안타는 4개였다. 볼넷이 4개이기는 했지만 제구가 크게 흔들렸다기보다는 풀카운트 승부에서 살짝 빠지는 공이 아쉬웠다. 롯데 타자들은 박종훈을 이날도 시원하게 공략하지 못했다.

그러나 박종훈은 승리와 인연이 없었고, 오히려 타선지원까지 받지 못하며 패전을 안았다. 1회 실투 하나가 아쉬웠다. 바로 1회 2사 후 황재균과의 승부였다. 1사 후 김문호에게 3루수 방면 바운드가 큰 내야안타를 맞으며 찜찜함을 남겼던 박종훈은 황재균과의 승부에서 이날 거의 유일한 실투를 기록했는데 이것이 홈런으로 이어졌다.
초구는 스트라이크, 2구는 헛스윙이었다. 절대적으로 유리한 카운트. 여기서 SK 배터리의 선택은 커브였다. 아래에서 위로 크게 치솟는 구종이라 우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하기 좋은 공이다. 여기에 볼카운트에 여유가 있는 만큼 한 번쯤 타자의 눈을 돌릴 수 있기도 했다. 그런데 이 커브가 밋밋하게 가운데 몰렸다. 황재균은 이를 놓치지 않고 좌측 담장을 넘겨 버렸다.
박종훈은 던지는 순간 실투임을 직감한 듯 했고,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한 듯 고개를 돌려버렸다. 개인적으로도 아쉬움이 큰 공이었다. 결과적으로 경기 전체를 봐도 그랬다. 6회까지 양팀 모두 점수를 내지 못하며 2-0의 점수가 이어졌기 때문에 이 실투 하나가 더 커 보였다. 박종훈은 “롯데에 강하다”라는 장점은 더 확실히 했지만 결국 팀이 2-3으로 패하며 활짝 웃지는 못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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