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히 살아난 김현수(28·볼티모어)가 연이어 좋은 타구를 날려 보내고 있다. 이에 현지에서는 아쉬움도 진해지고 있다. 구장 상황에 따라 넘어갈 수 있는 타구들이 잡히고 있기 때문이다.
김현수는 9일(이하 한국시간) 미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오리올 파크 앳 캠든 야드에서 열린 캔자스시티와의 경기에 선발 2번 좌익수로 출전,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첫 두 타석에서는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으나 5회 세 번째 타석에서 에딘슨 볼케스의 3구째 78마일 너클볼을 감각적으로 받아쳐 중전 적시타를 뽑아냈다.
아쉬웠던 순간은 7회 네 번째 타석이었다. 2사 1루 상황에서 캔자스시티 셋업맨 호아킴 소리아를 상대한 김현수는 5구째 커브를 받아쳐 좌측 방면으로 큰 타구를 날렸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뻗지 못하고 좌익수에게 잡혔다. 담장 근처까지 날아간 타구였다.

이번 캔자스시티와의 시리즈에서 김현수는 좌측 혹은 중앙 방면 펜스 앞까지 날아가는 타구를 여러 차례 날렸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뻗지 못하고 아쉽게 잡힌 경우가 많았다. 8일 경기에서는 우측 방면으로 대형 파울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시즌 2호 홈런이 나올 듯 말 듯한 상황이 이어졌다.
이에 지역 언론인 ‘볼티모어 선’의 존 메올리는 구장 탓(?)을 했다. 메올리는 “김현수는 이번 캔자스시티와의 홈 시리즈에서 좌측 방면으로 비거리 325피트(99m) 가량의 타구를 어림잡아 5번 정도는 날렸다”라면서 “아마 그는 펜웨이파크를 사랑할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오리올 파크의 좌측 펜스까지의 거리는 101.5m로 우측(96.9m)에 비해 길다. MLB 구장 중에서도 평균보다 긴 수준이다. 그러나 보스턴의 펜웨이파크는 좌측 담장까지의 거리가 310피트(94.5m)로 짧은 편이다. 물론 높이 11.329m짜리의 그린 몬스터가 있기는 하지만 펜웨이파크였다면 넘어가는 타구가 꽤 나올 수도 있었다는 분석이다.
어쨌든 김현수는 선발 출장한 20번의 경기에서 15번이나 안타를 쳐내며 확실한 안타 생산 능력을 과시했다. 여기에 5회에는 MLB 데뷔 후 첫 도루까지 성공시키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볼티모어도 4-0으로 영봉승을 거두고 전날 벤치클리어링을 촉발시킨 사구에 대한 빚을 더 확실하게 갚았다. /skullboy@osen.co.kr
[사진] 볼티모어(미 메릴랜드주)=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