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2이닝 SV’ 박희수, ERA 0.38 특급피칭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6.09 21: 54

좀처럼 등판할 기회를 잡지 못했던 SK 수호신 박희수(33)가 근질거렸던 몸을 제대로 풀었다. 어려운 불펜 상황에서 2이닝 세이브를 기록하며 다시 한 번 진가를 과시했다.
SK는 8일까지 올 시즌 최장 기간인 6연패에 빠져 있었다. 그 사이 5할 승률이 무너졌고 3·4위권을 꾸준히 지키던 순위도 어느덧 공동 6위까지 떨어졌다. 최하위 한화와의 승차도 3경기에 불과할 정도로 팀 전체가 성적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었다.
그런 SK는 9일 총력전을 펼쳤다. 내용이 좋지 않았던 선발 크리스 세든을 6-4로 앞선 4회 강판시키고 불펜 싸움에 돌입했다. 4회와 5회는 김주한이, 6회는 채병룡이, 7회에는 전유수가 차례로 나서 어찌됐건 4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내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6-5로 1점 앞선 8회, SK 코칭스태프는 박희수를 올리는 강수를 뒀다.

박희수는 올 시즌 19경기에서 22이닝을 던졌다. 1이닝 이상 소화가 많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등판 간격이 띄엄띄엄해 몸에 무리를 줄 정도는 아니라는 게 다행. 공교롭게도 팀 성적의 추락 속에 6월 1일 한화전 1⅓이닝 세이브 이후 단 한 번도 등판하지 못했다. 이에 체력에는 충분한 여유가 있었고 이날 2이닝을 시작부터 염두에 두고 마운드에 올랐다.
롯데는 올 시즌 박희수에게 유일한 블론세이브(5월 19일)를 안긴 팀이었다. 하지만 박희수는 거침이 없었다. 오래간만에 등판이라 감각이 떨어질 수는 있었지만 좋은 제구를 자랑하는 박희수에게는 큰 문제가 아니었다. 힘 좋은 타자들을 맞이한 8회 고비를 넘긴 것이 결정적이었다. 박희수는 황재균을 중견수 뜬공으로, 최준석을 삼진으로, 대타 아두치를 1루수 땅볼로 깔끔하게 처리했다.
공 10개로 8회를 넘겼다는 점은 9회를 생각했을 때 긍정적이었다. 박희수는 9회 선두타자로 이날 홈런을 터뜨렸던 강민호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맞았다. 이어 정훈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득점권 상황이 이어졌다. 짧은 안타 하나면 블론세이브의 긴박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박희수는 문규현을 3루수 땅볼로 잡고 침착하게 위기를 풀어나갔다. 이날 이미 멀티히트를 치며 감이 좋았던 손아섭에게 볼넷을 내줬다. 이어 김문호 타석 때 손아섭이 2루를 훔치며 2사 2,3루로 역전 위기까지 몰렸다. 하지만 김문호를 1루 땅볼로 잡고 위기를 넘겼다.
2이닝 세이브로 팀을 지킨 박희수는 올 시즌 13번째 세이브를 올렸고 평균자책점은 0.37까지 떨어뜨렸다. SK가 지긋지긋한 연패에서 탈출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박희수는 경기 후 "경기 전 김원형 코치님께서 오늘은 8회에도 등판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하셨다. 그동안 많이 쉬었기 때문에 긴 이닝을 소화하고 싶었다. 오늘도 졌으면 긴 연패에 빠질 수 있는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는데 타자들이 초반에 점수를 내줘 내가 등판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줬다. 그래서 꼭 이기고 싶었다"라면서 "일주일 동안 쉬었기 때문에 불펜에서 경기 감각을 유지하는 게 관건이라고 생각하고 집중력 있게 준비했던 게 큰 도움이 됐다"라고 이야기했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