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필, 3안타 3타점 속죄타 '마음고생 훌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6.09 22: 18

5경기 무안타 침묵을 깨는 속죄타였다. 
KIA가 지난 2일 잠실 LG전부터 8일 대전 한화전까지 시즌 최다 5연패를 당한 데에는 외국인 타자 브렛 필(32)의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5연패 기간 동안 필은 무안타로 침묵했다. 17타석 16타수 무안타. 희생플라이로 타점 하나를 올렸을 뿐 볼넷도 없었다. 오히려 병살타 3개로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하지만 심기일전한 필은 9일 대전 한화전에서 비로소 깊은 침묵을 깼다. 1회 첫 타석 행운의 안타가 그 시작이었다. 1회초부터 2사 1·3루 찬스가 필에게 걸렸다. 이태양의 2구째 포크볼에 필의 배트가 나갔고, 빗맞은 타구는 중견수 앞 떨어지는 행운의 안타가 됐다. 16타수 연속 무안타 침묵을 깬 적시타. 

2-0으로 리드한 5회초 2사 만루 찬스에서는 정타로 만들어냈다. 한화 구원 송창식의 3구째 직구를 받아쳐 좌측 향하는 날카로운 안타를 날렸다. 2~3루 주자 2명을 불러들이는 결정타로 스코어를 4-0으로 벌렸다. 9회 마지막 타석에도 우전 안타를 터뜨린 필은 모처럼 3안타 3타점 경기를 완성했다.
필이 터지자 침묵하던 KIA 타선도 무섭게 폭발했다. 장단 16안타를 폭발하며 한화에 12-1 대승을 거뒀다. 지긋지긋한 5연패 늪에서 탈출한 것이다. 중심타선에서 맹타를 휘두른 필의 존재감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경기 후 필은 "연패를 끊는데 도움이 돼 기쁘다. 개인적으로도 오랜만에 안타를 많이 쳐서 기쁘다"며 "슬럼프는 누구에게나 오는 것이다. 최근 들어 꼭 쳤어야 할 실투를 못 치며 타격감이 떨어졌고, 마음까지 조급해 지면서 슬럼프가 다소 길어졌다. 오늘 반전 계기를 마련해 다행이다. 타격감을 찾기 위해 전력분석팀의 도움을 받아 지난해 좋았던 영상을 보며 감각을 찾으려 한다. 더 노력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올해로 KIA에서 3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필은 최대 시련을 겪었다. 이날 전까지 시즌 50경기에서 타율 3할1리를 쳤지만 5홈런 27타점으로 장타력과 결정력이 떨어졌다. 필이 중심타선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바람에 KIA는 득점력 저하에 시달렸고, 비난의 화살은 외국인 타자 필에게 향할 수밖에 없었다. 
KIA 김기태 감독은 "필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모양이다. 외국인선수는 팀 성적이 나지 않으면 더 그렇다"며 "팀을 먼저 생각하는 선수다. 마음 편하게 하면 될 것이다"고 힘을 실어줬다. 부진이 오래 가며 우려가 높아졌지만 이날 모처럼 결정타를 터뜨려주면서 부활 가능성을 알렸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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