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틴 니퍼트(35, 두산 베어스)가 kt wiz 타선을 완전히 압도하지는 않았지만 긴 이닝을 버텼다. 불펜 소모를 최대한 줄여준 피칭이었다.
니퍼트는 9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kt와의 경기에 선발로 출전해 7⅓이닝 6피안타 3탈삼진 3볼넷 4실점했다. 긴 이닝을 소화한 그는 8회말 정재훈이 자신의 책임주자를 불러들여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경기 후반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첫 이닝에는 세 타자를 간단히 삼자범퇴 처리했지만, 2회말 선취점을 내주며 니퍼트는 주도권을 가져오지 못했다. 선두 박경수의 중전안타와 전민수의 볼넷에 1, 2루 위기를 맞이한 그는 유민상의 희생번트 후 박기혁의 투수 땅볼 때 선행주자 박경수를 잡아냈지만, 김종민에게 좌전적시타를 허용해 선취점을 빼앗겼다.

3회말과 4회말에도 계속해서 실점이 있었다. 3회말에는 1사에 오정복에게 외야 좌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맞고 앤디 마르테의 볼넷 후 박경수의 좌익수 희생플라이에 1점을 헌납했고, 4회말에는 유민상의 좌중간 코스 안타와 박기혁의 희생번트, 다시 좌중간에 떨어진 박기혁의 적시타에 3점째 실점했다.
그러나 이후에는 크게 흔들리지 않는 피칭이 지속됐다. 5회말 니퍼트는 2사에 박경수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지만 적절한 1루 견제로 그를 잡아내 위기에 빠지지 않았다. 6회말에는 공을 21개나 던진 것이 흠이었지만 삼자범퇴로 kt 타선을 막아섰다.
7회초 팀 타선이 2득점해 두산이 4-3으로 리드한 뒤에도 마운드에 오른 니퍼트는 7회말을 다시 삼자범퇴 처리하며 승리로 가는 발판을 놓았다. 8회말 선두 오정복을 볼넷으로 출루시키고 대주자 심우준의 도루를 저지 하지 못한 것이 화근이 되어 동점 허용 원인으로 작용했지만, 106구를 던진 니퍼트는 자신의 소임을 다했다.
등 근육 담 증세로 인해 지난달 28일 이후 오랜만에 등판했지만, 기본적으로 구위에 자신감이 있었기에 포심 패스트볼 위주의 정면승부를 펼쳤다. 최고 구속도 154km에 달했다. 2스트라이크를 잡아둔 뒤 슬라이더나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을 유도하는 탈삼진 패턴이 자주 보이지는 않았지만, 많은 안타를 내주지 않은 부분은 분명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한 요소였다.
결국 이날 경기에서 두산은 정재훈 외엔 불펜투수를 쓰지 않고 9회초 얻은 3점을 지켜 7-4로 승리했다. 두산은 40승(1무 16패) 고지를 선점하며 정규시즌 우승을 위한 발걸음을 재촉했다. /nick@osen.co.kr
[사진] 수원=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