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의 천적 청산은 초반 기세였을 뿐인 걸까.
넥센은 지난 7일부터 마산 3연전에서 NC 다이노스에 내리 3연패를 당했다. 주말 광주 KIA전 2경기(1경기 우천 연기)를 이기며 가볍게 떠난 마산 원정이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1-5, 3-7, 4-16 참패였다. 3위 넥센은 2위 NC와의 승차가 6.5경기 차로 순식간에 벌어졌고 28승1무27패로 다시 승률 5할을 걱정할 처지에 놓였다.
넥센은 지난해 NC를 상대로 3승13패를 기록하며 수많은 굴욕을 당했다. 특히 홈경기는 8전 전패였다. 여기다 박석민을 영입하며 전력이 한층 업그레이드된 NC와 주축 선수들이 모두 떠난 넥센의 올해 싸움은 더욱 골리앗과 다윗의 형세가 될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초반 5경기(1경기 우천 연기)는 오히려 넥센의 우세였다. 넥센은 첫 맞대결에서 1승1패를 기록한 뒤 두 번째 대결에서는 2승 후 1패로 스윕에는 실패했지만 2014년 9월 이후 처음으로 NC전 위닝시리즈를 달성하며 뜻깊은 성과를 맛봤다. 이걸로 NC에 대한 공포증은 사라진 듯 했다.
하지만 5월부터 전열을 가다듬고 매섭게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NC는 다시 넥센의 거대한 사냥꾼이었다. NC는 특히 9일 1회 3점을 주고 시작했으나 1회말 1사 후 11타자 연속 출루라는 어마무시한 공격력을 과시하며 넥센을 일찌감치 포기시켰다. 넥센 선발 3명은 3연전에서 총 8이닝 17실점으로 3패를 안았다.
마운드가 3경기에서 28점을 내주는 사이 타선도 총 8점으로 침묵했다. 9일 경기에서는 1회 2루타 3개와 희생플라이로 3점을 내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으나 3-9로 뒤진 2회부터는 추격의 의지 없이 패배를 내줬다. 4회부터는 아예 주전을 교체하며 백기를 들었다. 기록된 실책 2개 뿐 아니라 외야 수비에서도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2014년 넥센은 1위 삼성에 최종 0.5경기 차로 정규 시즌 2위에 머물렀다. 이후 팀 안팎에서 가장 아쉬워했던 것이 NC와의 상대 전적. 2014년에도 넥센은 NC에 5승11패로 약했다. 여기서 2~3승만 더했다면 삼성을 제칠 수 있었다. 이런 아쉬움을 다시 맛보지 않으려면 올 시즌 치열한 순위 경쟁 속 집중력을 높여야 한다. NC 상대 공포증은 쉽게 사라지지 않겠지만 이미 한 번 가능성을 본 만큼 빨리 털어내는 것이 상책이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