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민의 ML현장] '주전 등극' 김현수, ML 패스트볼에 대처하는 자세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6.06.10 06: 13

시즌 초 벤치 신세였던 김현수(28,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주전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무엇보다 수준급의 메이저리그 투수들을 상대로도 전혀 밀리지 않는 타격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데뷔한 김현수의 출발은 주춤했다. 시범경기 17경기서 타율 1할7푼8리(45타수 8안타)에 그치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구단은 김현수가 마이너리그에서 더 많은 경기를 뛰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현수는 마이너리그행 거부권을 행사했고 홈 개막전에선 팬들의 야유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약 두 달이 흐른 지금 김현수에 대한 평가는 완전 뒤바뀌었다.
김현수는 적은 기회 속에서도 꾸준히 안타를 때려냈다. 결국 5월 중순부터는 주전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지난달 26일(이하 한국시간) 휴스턴전부터 31일 보스턴전까지 6경기 연속 선발 출전, 그리고 지난 5일 뉴욕 양키스전까지 11경기 연속 출루 등으로 기회를 부여잡았다. 그 사이 경쟁자 조이 리카드, 놀란 라이몰드 등은 부진했다. 볼티모어로선 최고의 2번 타자를 얻은 셈이었다.

김현수는 시범경기를 돌아보며 “적응 하는 데 문제가 있었을 것이다. 문화적이나 모든 게 다 좋았지만 더 적응해야 하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야구뿐만이 아니었다. 야구 외적으로 적응하지 못했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새 문화에 적응했다. 게다가 벤치에서 긴 시간을 보냈음에도 타석에 설 때면 주전급의 활약을 펼쳤다. 김현수는 “경기에 나갈 준비를 열심히 한 것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볼티모어 선’에 의하면 김현수는 꾸준히 피칭 머신을 상대로 타격 훈련을 했다. 적은 기회 속에서도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빠른 공에 적응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그리고 김현수는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패스트볼을 성공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김현수는 패스트볼 종류의 공을 상대로 타율 5할1푼2리(43타수 22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8일 캔자스시티전에선 요르다노 벤추라의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는 낮은 코스의 97마일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전안타로 연결시키기도 했다.
패스트볼 공략은 김현수의 상승세에 한 몫하고 있다. 김현수는 한국 야구와 비교해 “투수들의 구속이 빠르고 공격적인 것 말고는 차이가 없는 것 같다. 그건 생각하고 온 부분”이라고 말했다. 타격 폼에도 변화가 생겼다. 김현수는 지난해 KBO리그에서 레그킥을 거의 하지 않고 타격했다. 그러나 최근 오른쪽 다리를 들고 타격에 임하고 있다. 김현수는 “(투수들 상대하는 게)조금 힘든 것 같아서 마크 트럼보랑 이야기도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작년에는 공을 잘 보기 위해서 레그킥을 안 하려고 했다. 그런데 빠른 공을 상대하다보니 레그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오히려 레그킥으로 확실한 준비를 한 뒤 공을 타격한다는 것이었다. 김현수는 “이것저것 연구를 많이 하고 있다. (레그킥을)안 하는 것보단 해야 준비를 미리 할 수 있고 멈췄다 나오는 것보단 이게 나은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빠른 공을 이겨내기 위한 한 방법이었던 것이다. 김현수는 “빠른 공을 치려고 했을 뿐이다. 이런 것도 다 시행착오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작년에 좋은 성적이 났지만 결국에는 레그킥이 없는 것 보단 있는 게 빠른 공 대처에 좋은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김현수는 여전히 “아직 타석수가 적어서 잘 하고 있다고 보기도 힘들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것은 사실. 김현수는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좋은 구위를 이겨내며 메이저리그 성공기를 써내려가고 있다. /krsumin@osen.co.kr
[사진] 볼티모어=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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