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가지 상황별 세부 기록으로 김현수 분석
타구 속도-땅볼 비율 등이 높은 타율 비결
이제는 어엿한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핵심 중 하나가 됐다. 김현수(28)를 둘러싼 지역 언론의 태도도 완전히 호의적으로 변했다.

미국 볼티모어 지역 언론인 볼티모어 선은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간) 김현수의 두드러지는 5가지 기록을 분석했다. 김현수는 9일까지 총 25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7푼2리, OPS .911이 뛰어난 성적을 올리고 있다. 규정타석에는 한참 모자라지만 100타석 가까이 소화하고도 타율은 여전히 높다.
볼티모어 선이 주목한 첫 번째 숫자는 58.8이다. 이는 김현수의 땅볼 비율이다. 1년 전 규정타석을 소화하고 이 기록을 유지했다면 빅리그 전체에서 4위였을 수치다. 강한 땅볼 타구는 안타가 되기 좋다. 지난해 이 비율이 59.8%였던 디 고든(마이애미 말린스)은 타율 3할3푼3리로 내셔널리그 타격왕을 차지했다. 땅볼 비율 62.5%로 이 부문 1위였던 고든의 동료 크리스티안 옐리치도 타율이 3할이었다.
그 다음 기록은 김현수의 타구 속도다. 그가 친 땅볼 타구의 속도는 평균 95.6마일인데, 지안카를로 스탠튼(마이애미, 평균 96.3마일)에 이은 메이저리그 전체 2위다. 스탠튼은 올해 타율 2할2리로 고전하고 있지만, 타구가 빨라야 야수들이 잡기 힘들어지는 것이 당연하다. 김현수의 타구 속도와 높은 타율은 깊은 관계가 있다.
타구가 향하는 각도에 따라 땅볼과 뜬공이 결정된다. 배트에 맞은 공이 날아갈 때 각도가 10도 이하면 땅볼로 보는데, 김현수가 만든 타구의 평균 각도는 –3.8도다. 올해 25개 이상의 땅볼을 친 타자들 중 4위에 해당된다. 빠른 속도와 결합된 땅볼 타구는 처리하기 어려워 안타가 될 확률이 높아진다.
볼티모어 선이 주의 깊게 본 네 번째 기록은 강속구 타율이다. 김현수는 93마일 이상의 패스트볼을 쳤을 때 타율이 5할(22타수 11안타)이다. 스탯캐스트에 의하면 93마일은 빅리그 포심 패스트볼의 평균 속도다. 그가 본 336구 중 93마일 이상의 공은 103개였는데, 쳐서 아웃이 된 것은 8차례였고 헛스윙은 7회에 불과했다.
마지막 기록은 인 플레이 된 타구의 타율(BABIP)이다. 이는 때로 행운 혹은 불운이 포함된 기록으로 치부되기도 하는데, 김현수의 인 플레이 타율은 4할1푼8리다. 이 수치가 떨어지면 김현수의 타율 역시 하락하게 된다.
지역 언론이 이렇게 5가지 기록들을 상세히 분석해 언급한 것만 봐도 김현수의 팀 내 입지가 상당히 달라졌음을 느낄 수 있다. 끊임없는 훈련을 하며 기회를 엿보던 그는 얼마 되지 않던 기회를 살려 여기까지 왔다. 지금은 구단과 지역언론 모두 호의적일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nick@osen.co.kr
[사진] 볼티모어=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