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볼링(KPBA) 사상 남자와의 결승전에서 승리한 최초의 여성 우승자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정호정(43, 퍼펙트코리아, 2기)이다.
정호정은 10일 구로 MK볼링경기장에서 열린 2016시즌 프로볼링 메이저 대회 '2016 바이네르·콜럼비아컵 SBS 프로볼링대회' TV 결승전에서 정태화(49, DSD, 2기)를 249-209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프로 통산 3승에 성공한 정호정은 프로볼링 사상 여자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 타이틀을 획득했다. 더불어 정호정은 프로볼링 사상 처음으로 TV 파이널 결승전에서 남자 선수를 꺾은 여자 선수로도 이름을 올렸다.

정호정은 KPBA 통산 역대 3번째 남녀 성대결 타이틀 매치가 이뤄진 결승전에서 초반부터 무섭게 질주, 빈틈을 보여주지 않았다. 1프레임을 9커버로 시작한 정호정은 2~7프레임을 6연속 스트라이크로 장식하며 정태화를 압도했다.
정호정은 앞선 3, 4위 결정전에서 190점을 기록, 각각 185, 161점에 그친 김태곤(37)과 윤여진(38, DSD, 15기)을 눌렀다.
정호정은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우승할 때마다 항상 예지몽을 꿨다. 첫 우승 때는 낚시로 물고기를 잡는 꿈이었고 2승 때는 치한을 때려잡는 꿈이었다. 오늘 새벽 꿈에는 내가 바닥에 종이를 깔고 '응가'를 시원하게 봤다. 돈이 들어오는 꿈이라더라"면서 "경기 전 정태화 프로님을 이길 확률이 0.1%라고 보고 내 할 일만 하자는 생각으로 임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정호정은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면 은퇴해야겠다고 말해왔는데 신랑(유희종)과 상의를 해봐야겠다"고 활짝 웃어보인 뒤 "볼링을 즐긴다는 마음으로 항상 기쁘게 쳤다. 여자프로볼러로서 이 이상의 목표는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더 기쁘다"고 강조했다.
반면 프로 최다승(12승)을 거두고 있는 정태화는 2프레임에서 실수하며 오픈하는 등 5프레임까지 스트라이크를 기록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 우승 없이 포인트 랭킹과 상금랭킹 선두에 올랐던 정태화는 이날 패배로 지난 2013년 제 1회 경북컵 안동투어 이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단체전에서는 바이네르(김대현·정승주·이희상)가 퍼펙트코리아(김고운·서정환·윤명한)를 206-174로 꺾었고, 남녀 성대결로 치러진 3인조 이벤트 경기에서는 프로볼러들로 이뤄진 여성팀 바이네르(신수지·김혜선·김혜정)가 프로와 연예인으로 팀을 맞춘 남성팀 엠케이(장희웅·박준성·강성민)를 216-128로 크게 눌렀다. /letmeout@osen.co.kr
[사진] 아래는 우승을 차지한 정호정이 남편 유희종 씨와 우승 기쁨을 함께 나누고 있다. / 한국프로볼링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