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루키의 깜짝 선발 데뷔전이었다.
KIA 고졸루키 좌완 정동현(19)이 1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이 경기에 데뷔 첫 선발등판해 5⅔이닝동안 5피안타 1탈삼진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데뷔 첫 선발등판에서 흔들리지 않는 반전의 깜짝투를 펼친 것이다.
1회초 첫 타자 배영섭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기분좋게 출발했다. 박해민은 풀카운트 승부끝에 2루 땅볼로 유도했다. 이승엽에게는 한복판으로 몰리는 볼을 던지다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맞고 멈칫했다. 그러나 최형우를 슬로커브를 던져 2루 뜬공으로 요리하는 뚝심을 보였다.

2회는 첫 타자 박한이에게 중견수 앞으로 굴러가는 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백상원을 119km짜리 변화구를 던져 첫 삼진을 기록했다. 김정혁과 이지영을 모두 범타로 유도했다. 이지영의 파울타구를 김주형이 전력질주해 잡아주었다.
3회가 위기였다. 1사후 배영섭과 박해민에게 연속안타를 맞았다. 바로 중심타선으로 이어져 버티기 힘들 것 같았다. 그러나 거물타자 이승엽과 정면승부를 벌여 우익수 뜬공으로 잡았고 최형우마저 2구만에 좌익수 뜬공으로 유도했다. 세 번째 영의 숫자를 새겼다.
4회는 듬직했다. 박한이와 백상원 김정혁을 모두 범타로 처리하고 첫 삼자범퇴를 실현했다. 흔들림 없이 마운드를 지키는 모습이었다. 4회말 브렛 필이 중월투런포로 두 점을 뽑아주었다. 5회에도 1사후 김상수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배영섭과 박해민을 모두 외야뜬공으로 잡고 무실점 행진을 이었다.
6회는 첫 볼넷을 허용하고 2사1루에서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투구수는 80개. 바통을 이은 선수는 동기 전상현이었다. 김태완을 삼진으로 잡아 동기의 무실점 경기를 보장했다.
믿기지 않는 고졸루키의 선발데뷔전이었다. 흥미로운 대목은 19살 투수, 그것도 첫 선발등판하는데도 떨지 않는 모습이었다. 오히려 싸움닭처럼 타자에게 밀리지 않고 승부를 걸었다. 마운드에서 투구를 즐기는 두둑한 배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직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에 초슬로 커브를 섞어던지며 삼성타자들의 방망이를 현혹했다. 직구스피드는 130km초반이었다. 그런데도 삼상타자들이 공략하지 못했다. 볼끝의 움직임이 좋은데다 제구력이 뒷받침됐고 팔을 최대한 감추고 던지는 투구폼이 타이밍을 잡기 어려웠다. 앞으로 KIA 배번 59번 신인투수를 눈여겨봐야 할 것 같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