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실수는 없었다. 한화의 주전 유격수 하주석(22)이 전날 패배를 만회하는 3안타 맹타에 호수비까지 공쉥서 펄펄 날았다.
하주석은 1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벌어진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LG와 홈경기에 7번타자 유격수로 선발출전, 2루타와 솔로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1타점으로 맹활약했다. 한화 2-1 연장 10회말 끝내기 승리의 중심에 하주석이 섰다.
하주석은 지난 9일 대전 KIA전에서 아쉬움을 많이 남겼다. 5회 1사 만루에서 이범호의 강습 타구를 잡지 못해 추가 실점을 허용했다. 강습 타구가 하주석 바로 앞에서 강하게 튀어올랐고, 하주석도 제대로 대응하기 어려웠다. 결국 실책이 아닌 안타로 처리됐지만 아쉬움이 남았다.

타격에서도 3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침묵했다. 특히 7회말 무사 만루 찬스에서 KIA 좌완 이준영의 3연속 직구 승부에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고개를 숙였다. 결국 한화 김성근 감독은 이날 LG전을 앞두고 2군에서 유격수 강경학을 불러들이며 하주석에게 긴장감을 줬다.
그리고 보란 듯 속죄의 활약을 했다. 2회 2사 첫 타석부터 독기를 품은 듯 상대의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우규민의 초구 직구를 밀어 쳐 우측에 떨어지는 안타를 쳤고, LG 좌익수 이병규의 수비가 잠시 느슨해진 틈을 타 단숨에 2루까지 내달렸다. 2루타로 기록.
5회에는 2사 1·2루에서 3구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찬스를 놓쳤지만 7회 3번째 타석에서 일을 냈다. 0-0 동점으로 맞선 7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우규민의 초구부터 배트가 돌았다. 몸쪽으로 들어온 126km 체인지업을 기다렸다는 듯 받아쳤다. 높게 뜬 타구는 오른쪽 담장을 살짝 넘어갔다. 비거리 105m, 시즌 5호 홈런. 0의 균형을 깨는 결정적 한 방이었다. 특유의 초구 공략이 적중한 순간.
마무리 정우람이 9회초 블론세이브를 범하는 바람에 1-1 동점에서 승부는 연장으로 넘어갔다. 하지만 연장 10회말 하주석이 선두타자로 나와 잘 던지던 LG 마무리 임정우에게서 우전 안타를 터뜨리며 1루를 밟았다. 정근우의 안타 때 끝내기 득점까지 올리며 2-1 짜릿한 끝내기 승리의 주역이 됐다.
유격수 수비에서도 하주석의 폭넓은 범위를 자랑하며 투수들을 도왔다. 3회 박용택의 3유간 타구를 백핸드로 잡아 강한 어깨로 아웃시켰고, 4회에는 채은성의 중견수 앞 빠지는 타구를 건져낸 뒤 한 바퀴 돌아 정확한 송구로 연결시켰다. 타격뿐만 아니라 수비까지 공수에서 존재감을 뽐내며 전날 부진을 완벽하게 만회했다.
경기 후 하주석은 "어제 아쉬운 수비가 있어 오늘은 수비 쪽에 신경을 많이 썼다. 타격도 어제 안 좋았던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단순하게 생각하고 들어간 것이 좋았다"며 "홈런도 초구에 타이밍을 앞에다 놓았다. 투아웃이어서 크게 치려고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타이밍이 앞에서 잘 맞았던 것 같다"고 홈런 상황을 설명했다. 연장 10회 선두타자 안타 상황에 대해서도 "어떻게든 살아나가겠다는 마음이 간절했다"며 "체력적으로 크게 지치지 않았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