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랑 동반 승리 하고 싶었는데".
KIA 고졸루키 좌완 정동현(19)이 1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 데뷔 첫 선발등판해 5⅔이닝동안 5피안타 1탈삼진 1볼넷 무실점을 기록하고 승리를 낚았다. 데뷔 첫 선발등판에서 흔들리지 않는 반전의 깜짝투를 펼친 것이다. 신데렐라의 등장이었다.
정동현은 위기를 맞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1회초 2사2루, 2회초 선두타자 박한이의 안타, 3회초 1사후 연속안타를 맞고 흔들렸지만 득점타를 맞지 않았다. 5회는 1사후 김상수에게 2루타를 내줬지만 역시 듬직하게 실점을 막았다. 6회 볼넷을 내주고 2사후 바통을 넘겼다. 첫 선발등판인데도 단 1개의 볼넷만 내줄 정도로 화끈한 투구를 했다.

이후 동기생 전상현이 6타자를 퍼펙트로 막았고 홍건희가 역시 네 타자를 완벽하게 묶어 승리를 안겨주었다. 브렛 필과 이범호가 4회 선제투런포, 8회 쐐기투런포로 지원해 4-0 완벽한 첫 승을 선물했다. 팀 역사상 고졸투수가 첫 선발등판에서 승리를 따낸 것은 2002년 4월 9일 광주 현대전에서 김진우(6이닝 2실점 1자책) 이후 처음이다.
경기후 정동현은 "형(정대현)과 동반 선발이어서 동반 승리를 거두고 최초 기록을 쓰자고 약속했는데 먼저 승리를 거두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척돔에서 넥센을 상대로 잘던졌던 형 정대현(kt)의 승리가 날아가면서 기대했던 동반승이 물거품이 되자 이내 시무룩한 얼굴을 했다.
그래도 밝은 얼굴표정으로 돌아온 정동현은 "선배들과 코치님들께서 초반 버티면 5이닝은 금방 지나간다며 편하게 던지라고 조언해주셨다. 이대진 코치님도 매이닝 전력으로 던지라고 했다. 포수 이홍구 선배도 볼에 힘이 있으니까 밀어부치라고 공격적으로 투구한게 통했다"고 호투의 비결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는 "퓨처스경기를 통틀어 첫 선발이었지만 3이닝만 던진다는 생각으로 자신있게 던진 것이 좋은 결과가 됐다. 원래 스타일이 볼넷을 내주는 것을 싫어한다. 앞으로도 볼은 느리지만 힘있는 투수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약속했다.
정동현은 이날까지 3경기에서 9⅔이닝동안 단 1볼넷에 그쳤다. 그만큼 타자와 피하지 않고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다는 점에서 후한 평가를 받았다. "볼넷을 싫어한다"는 말한 것도 타자와 승부를 피하느라 볼넷을 내주고 결국 경기를 그르치는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는 막내의 의지였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