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16득점을 기록하며 활활 타올랐던 NC 타선이 하루 만에 침묵했다. 예상치 못한 잔루 파티였다. 하지만 역시 계속 침묵할 팀은 아니었다. 마지막 순간 집중력은 살아있었다. 팀 창단 후 최다 연승 타이 기록인 8연승도 그렇게 만들어졌다. 중심에는 박석민이 있었다.
NC는 10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타선이 극심한 득점권 난조를 보이며 끌려갔지만 결국 1-2로 뒤진 9회 무사 1,2루에서 나성범의 동점 적시타, 그리고 1사 만루에서 나온 박석민의 역전 만루푸에 힘입어 6-2로 역전승했다. 팀도 창단 이후 최다 연승 타이 기록은 8연승에 다시 도달했다.
사실 초반부터 앞서 나갈 기회는 많았다. NC는 이날 8회까지만 9개의 안타와 5개의 볼넷을 얻어냈다. 총 14명의 주자가 나간 것이다. 그러나 5회 이종욱의 홈런 1개를 제외하면, 나간 주자는 모두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오는 데 실패했다. 8회까지 잔루만 11개였다.

1회 2사 1루에서 테임즈가 삼진으로 물러난 것은 시작이었다. 2회에는 선두 이호준이 2루타, 박석민이 유격수 앞 내야안타로 무사 1,3루를 만들었다. 앞서 나갈 절호의 기회였다. 그러나 손시헌의 삼진, 김성욱의 병살타로 기회를 놓쳤다.
3회에는 선두 김태군의 우전안타, 1사 후 박민우의 볼넷으로 2사 1,2루를 만들었으나 테임즈의 우전안타성 타구를 2루수 김성현이 그림 같은 다이빙 캐치로 잡아내며 땅을 쳤다. 4회에도 역시 선두타자 이호준이 좌전안타, 1사 후 손시헌이 우전안타를 쳤지만 김성욱 김태군이 후속타 생산에 실패했다.
0-1로 뒤지던 5회에는 이종욱이 솔로홈런을 치며 천신만고 끝에 1점을 얻었다. 그러나 5회에도 2사 2루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6회에는 1사 후 손시헌이 투수 앞 땅볼을 치고 나갔으나 김성욱이 다시 병살타를 치며 고개를 숙였다.
7회에는 선두 대타 김종호가 볼넷, 이종욱이 우전안타를 치며 무사 1,2루의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다. 2회 이후 가장 좋은 찬스였다. 하지만 지석훈이 유격수 땅볼, 나성범이 삼진으로 물러났고 테임즈의 고의사구 이후 티석에 들어선 이호준도 3루수 땅볼에 머물렀다. 8회에도 1사 후 손시헌이 볼넷을 골랐으나 역시 후속타가 나오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NC 타선은 마지막 이닝에서 자존심을 살렸다. 1-2로 뒤진 9회 마지막 공격에서 SK 마무리 박희수를 상대로 선두 이종욱이 좌전안타, 지석훈이 몸에 맞는 공을 골라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나성범이 중전 적시타를 터뜨렸고, 이어진 1사 만루에서는 박석민이 김승회를 상대로 좌월 만루포를 터뜨리며 대폭발했다. 역대 5번째 2경기 연속 만루홈런. 1회부터 8회까지 단 1점에 그쳤던 NC는 9회에만 5점을 내며 SK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