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 부담 벗은 김재환, 이제는 주전 정착기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6.11 09: 16

욕심 버린 공격, 편안해져 가는 수비
체력적인 부분 외엔 어려움 없어
 김재환(28, 두산 베어스)은 이번 시즌 개막 엔트리에도 없던 선수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가 없으면 타선 전체의 무게감이 떨어질 정도로 중요한 존재가 됐다.

김재환은 팀이 치른 58경기 중 48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4푼8리, 16홈런 47타점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16홈런은 리그 전체에서 공동 1위인데, 그는 같은 16홈런을 날린 에릭 테임즈(NC)보다는 49타석, 루이스 히메네스(LG)보다는 53타석을 덜 소화했다. 잠실을 홈으로 쓰면서도 엄청난 홈런 페이스를 자랑하는 것을 엿볼 수 있다.
퓨처스리그에서 올라와 백업으로 뛰다 주전으로까지 자리를 잡은 4월을 도약기라고 한다면, 5월 이후는 주전 정착기로 볼 수 있다. 5월까지 보여준 뜨거운 홈런 페이스는 둔화됐지만, 김재환은 최근 5경기에서 20타수 9안타 4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9개의 안타 중 장타가 4개나 된다. 당당히 주전으로 정착했다고 봐도 좋을 정도다.
팀이 5-3으로 승리한 10일 잠실 롯데전은 그의 팀 내 비중을 엿볼 수 있는 무대였다. 양의지가 발목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이날 오재일까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어 4, 5번타자를 동시에 잃은 두산은 이명우를 공략하지 못해 1-2로 뒤져 있었다. 하지만 6회말 1점을 뽑아 동점을 만든 뒤 우측 담장을 넘기는 김재환의 역전 3점홈런 한 방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답답했던 공격이 뚫리기 시작한 뒤 방점을 찍어준 것이 김재환의 방망이였다.
경기 후 “결승홈런은 오랜만인 것 같다”고 말한 그는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힘이 들어갔던 것 같다. 2스트라이크가 된 뒤에 힘을 빼고 치면서 오히려 좋은 타구가 나오게 된 것 같다”고 결승 홈런 상황에 대해 밝혔다. 오히려 2스트라이크였기에 그런 좋은 스윙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인지 되묻자 그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제 선발 출장하는 것이 익숙해질 때도 됐다. 장단점이 있는데, 김재환은 “장점은 매일 나가서 뛰고 타격을 하며 수비도 한다는 것이다”라며 좋은 부분을 먼저 이야기한 뒤 “힘든 것은 체력적인 부분인데, 그것 외엔 힘든 게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긴 기간 동안 주전으로 시즌을 보내고 있는 것은 처음이기 때문에 체력 면에서는 시행착오가 있어도 이상할 것은 없다.
하지만 익숙하지 않았던 좌익수 수비에 조금씩 적응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다. 좌익수 수비에 대해 그는 “심적으로도 편해졌다. 여유가 생겼고, 어려운 타구도 많이 없었다. 방심할 수는 없지만 편해진 것은 사실이다”라고 설명했다. 그가 주전으로 정착하는 시기라고 한 것은 공격력만 보고 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타격에 있어서는 부담을 떨친 것을 넘어 욕심까지 버렸다. “이렇게 홈런을 많이 쳐본 적이 없었는데, 오히려 홈런이 많이 나오면서 목표했던 숫자(기록)들이 없어지고 있다. 생각하면 힘이 들어가고, 욕심이 생기면 타이밍이 맞지 않고 늦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데뷔 때부터 타격 능력을 인정받았던 김재환은 입단 9년차인 올해 강력한 타격을 폭발시키고 있다. 자신을 둘러싼 여러 가지 부담감들을 모두 이겨낸 결과다. 우려했던 좌익수 수비에서도 아직까지 문제가 없다. 실책 수는 여전히 0이다. 공수 양면에서 부담을 극복한 김재환이 주전 도약의 시기를 넘어 안정적으로 정착해 나가고 있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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