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 kt wiz 감독이 통산 감독 600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kt는 지난 10일 고척 넥센전에서 12회 혈투 끝에 박경수의 결승타로 6-4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조 감독은 역대 9번째로 600승을 거둔 프로야구 감독이 됐다. 조 감독은 kt에 부임한 뒤 창단 시즌이었던 지난해 52승을 포함해 76승을 거두며 600승을 채웠다.
조 감독이 처음부터 레전드 스타의 길을 걸은 것은 아니었다. 수비형 포수 출신이었던 조 감독은 현역 시절 통산 2할1리의 성적을 기록하고 11시즌 만에 은퇴했다. 역대 500경기 출장 선수 중 통산 타율 최저 2위.(1위는 1할9푼5리를 기록한 염경엽 넥센 감독이다). 조 감독은 이후 삼성 라이온즈의 배터리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03년 SK 와이번스 감독으로 처음 사령탑에 오른 조 감독은 2001년 7위, 2002년 6위에 그쳤던 팀을 바로 한국시리즈에 진출시키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조 감독은 2004년 5위를 기록했으나 2005년 다시 3위로 가을야구 티켓을 따냈다. 하지만 2006년 6위를 기록한 뒤 감독 지휘봉을 자신의 스승인 김성근 감독에게 넘겼다.
이후 2008년 KIA 감독이 된 조 감독은 잊을 수 없는 한 해를 맞게 된다. 조 감독은 당시 최고의 투타 활약을 앞세워 2007년 8위, 2008년 6위였던 KIA에 정규 시즌 우승이라는 기적을 안겨줬다. KIA는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하면서 비로소 조 감독에게 명장이라는 타이틀을 달아줬다. 정확한 대타 작전 등 용병술로 '조갈량'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조 감독은 2009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감독으로 선임돼 금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 감독은 2011년 KIA를 준플레이오프에 진출시켰음에도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된 뒤 바로 사퇴했다. 우승 감독임에도 프랜차이즈 스타를 바라는 팬들의 염원에 밀려 지휘봉을 내려놓아야 했다. 다시 야인이 됐던 조 감독은 2013년 8월 kt의 창단과 함께 초대 감독이 돼 어린 선수들과 함께 다시 구슬땀을 흘렸고 우여곡절 끝에 600승이 찾아왔다.
조감독이 맡은 SK와 KIA는 강팀이 아닌 약팀이었다. 하위권을 맴돌며 어수선했던 팀을 맡아 잘 추스렸고 가을야구와 우승까지 이끌었다. 신생 kt를 맡아 무에서 유를 창조하며 짜임새 있는 전력을 구축했다. 감독으로서 가장 큰 영광도 누렸고 나라를 대표하기도 했으나 항상 성적이라는 압박에 밀려 사령탑의 자리를 내줘야 했던 조 감독은 거창한 스타 출신이라는 타이틀을 달지 않고도 명장의 반열에 올랐다.
조 감독은 10일 경기 후 "kt를 비롯해 그 동안 함께 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하며 600승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