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만 되주시면 됩니다".
지난 10일 강원도 원주의 심향 영육아원에는 덩치 큰 이들이 모였다. 로드FC 선수들과 원생들이 격투기를 직접 즐기는 시간을 보냈다. 우락부락한 격투기 선수들이지만 이날 만큼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오빠, 형 노릇을 했다.
11일 강원도 원주 종합체육관에서 열리는 제 2회 KFSO 종합격투기 대축제를 앞두고 가진 행사. 선수들이 모두 이 시설에 방문한 것은 처음이지만 정문홍 대표와 관계자들은 영육아원 관계자들과 서스럼 없이 어울렸다.

원주가 기반인 로드FC는 그동안 많은 사회활동을 해왔다. 그런데 지난 15년전부터 심향 영육아원에 방문해 봉사활동을 했다. 특별한 인연이 있던 것은 아니지만 정문홍 로드FC 대표의 소개로 방문했다.
원장 선생님도 거부감이 없었다. 이미 오랜시간 함께 한 친구처럼 정 대표와 관계자 그리고 선수들을 맞이했다. 특히 원장 선생님은 다른 것을 부탁하지 않았다. 평소처럼 어린이들과 스스럼 없이 보내달라고 했다.
특별한 행사가 있던 것도 아니었다. 함께 피자를 먹고 아이스크림을 먹고 이야기를 나눴다. 어린 원생들은 로드걸과 여자 직원들이 살갑게 대했고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은 형-오빠들과 웃음을 나눴다.
그리고 연예인으로 참석한 김보성과 윤형빈도 그저 아빠미소를 지으며 원생들과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
이야기거리가 떨어질 무렵에는 선수들과 격투기 경기도 펼쳤다. 암바, 백초크 등을 가르쳤고 직접 선수들을 향해 실험을 하기도 했다. 또 로킥을 시도하며 가공할만한 위력을 선보인 원생도 있었다.
그러나 케이지안에서 벌이는 치열함이 아니라 어린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 전부였다.
심향 영육아원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다. 지난 15년 동안 특별히 원한 것이 없었다. 그저 먹을 것을 나누고 함께 이야기 하는 것이 전부였다"고 말했다.
로드FC 관계자는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면 방문할 의미는 없다. 그동안 해왔던 봉사활동이 이어지는 것 뿐이다. 단지 선수들이 원주를 방문할 이유가 있기 때문에 함께 온 것 뿐이다. 다른 이유는 크게 없다"고 말했다.
이날 참가한 선수 중 가장 인기있는 선수는 원주 출신의 김수철. 그는 다른 선수들과는 다르게 이 영육아원에 자주 방문했다. 원생들도 김수철에 대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더 반가움을 표시했다.
김수철은 남자 원생들에게 일일 코치 역할을 했다. 격투기에 관심이 많은 선수들에게 가르쳐 주면서 흥미를 더 끌게 했다. 한 원생은 김수철에 대해 "사부님"이라고 부르면서 졸졸 따라 다녔다.

'의리남' 김보성은 "아이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면서 오히려 내가 힐링을 하고 돌아가는 것 같다. 정문홍 대표 이하 ROAD FC 직원들과 파이터들에게 모두 감사하고, 자랑스럽다. 격투기를 레크리에이션으로 소화하며 함께 즐기는 시간을 가진 게 인상적이었다. 아이들이 한번 가르쳐준 기술을 빨리 습득해서 깜짝 놀랐다. 내가 전혀 걱정할 것 없이 아이들이 잘 자라고 있어서 보기 좋다"고 말했다./ 10bird@osen.co.kr
[사진] 로드F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