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의 역투였다.
삼성 우완투수 김기태(29)가 1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5회까지 2피안타 4사사구를 내주고 2실점으로 호투했다. 불펜투수들이 리드를 지키며 5-4로 승리했고 김기태는 선발승을 따냈다. 데뷔 11년, 실가동 8년, 51경기만에 거둔 첫 선발승 감격이었다.
1회말 선두타자 김호령에게 볼카운트 3-1에서 던진 직구가 통타당해 우월솔로포를 내주고 첫 실점했다. 이후는 이호신, 김주찬, 이범호를 범타로 처리하고 금새 안정을 되찾았다. 이후는 연타를 맞지 않는 든든한 무실점 투구행진이었다.

2회는 2사후 이홍구에게 좌익수 옆 2루를 내줬지만 강한울을 가볍게 2루 땅볼로 유도했다. 3회와 4회도 각각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영의 행진을 이어갔다. KIA 타자들이 쉬운볼로 생각하고 방망이를 내밀었지만 정타를 맞히지 못했다.
5회가 힘겨웠다. 서동욱을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안타를 맞지 않고 2사2루에서 이진영 볼넷, 김호령 사구를 내주고 만루위기에 몰렸다. 대타 나지완의 등을 맞혀 아쉬운 실점을 했다. 이어 김주찬과 승부에서는 큰 타구를 맞았으나 우익수가 펜스앞에서 잡았다.
여기에서 류중일 감독의 기다림도 있었다. 지난 5월 10일 LG전때도 김기태는 승리요건을 앞두고 5회 피안타가 잦아지자 1사후 강판시킨 적이 있었다. 류감독이 "내가 감독을 맡은 이후 두번째 승리요건 강판이었다"고 말할 정도로 아쉬워했다.
그래서인지 이날은 KIA에서 잘맞는 김주찬이 등장해도 바꾸지 않았고 김기태는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타선도 화끈한 지원을 했다. KIA 선발 양현종을 상대로 2회부터 소나기 안타를 퍼부으며 매회 점수를 뽑아 5점을 선물했다.
그러나 경기가 끝날때까지 가슴을 졸여야 했다. 6회 등판한 안지만이 홈런 등 2안타를 맞고 2실점, 한 점차로 따라붙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안지만이 추가실점을 하지 않았고 심창민이 8회 2사후 등판해 9회까지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를 안겨주었다.
김기태는 2006년 데뷔 했지만 전날까지 50경기 출전에 통산 3승에 그칠 정도로 무명의 선수였다. 올해도 5월초 1군에 올라와 2경기에서 구원투수로 나섰다. 5월 10일부터 선발투수로 등판해 3경기에 나섰지만 승리는 없었다. 작년 3승을 거두었지만 모두 구원승이었다.
경기후 김기태는 "첫 선발승이라 기분좋다. 개인 첫 선발승도 중요하지만 팀 연패에서 탈출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어 더 기쁘다. 내 몫만 하면 야수들이 도와줄것으로 믿었다. 어제 타선이 잘 안맞아 오늘 터질 것이라 기대했다. 5회에는 힘이 들어가 밸런스가 좋지 않았다. 옆에서 도와주신 김태환 코치, 양일환 코치, 조진호 코치 님들이 조금이라도 위안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