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cm, 100kg 거구의 정상호(34)가 발로 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했다.
11일 대전 LG-한화전. LG가 1-3으로 뒤진 7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정상호가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1루에 걸어나갔다. 이어 박용택이 송창식의 커브를 받아쳐 우전 안타를 터뜨리며 찬스를 연결했다. 이때 거구의 정상호가 2루를 지나 3루까지 맹렬하게 질주했다.
한화 우익수 양성우가 공을 잡아 다이렉트로 3루에 송구했지만 일찌감치 2루 베이스를 돌아 3루로 슬라이딩한 정상호의 발이 더 빨랐다. 1사 1,2루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정상호의 과감한 베이스러닝이 1사 1,3루를 만든 것이다.

정상호의 순간 판단이 빛난 장면이었다. 한화 외야 수비는 박용택 타석이 되자 수비 위치를 펜스 쪽으로 깊게 옮겼다. 박용택은 송창식의 커브에 타이밍이 조금 늦었고, 타구가 배트 끝에 맞아 조금 느리게 굴러갔다. 수비 위치와 타구 속도를 판단하고 과감하게 2루를 지나 3루까지 질주한 것이다.
정상호의 정확한 판단과 과감한 베이스러닝은 흐름을 바꿔놓았다. LG는 계속된 1사 1,3루에서 정성훈의 3루 빗맞은 땅볼 타구에 홈을 밟으며 2-3으로 따라붙는 득점을 올렸다. 정상호가 3루까지 진루하지 않았더라면 득점이 될 수 없었다.
한 베이스 더 노린 정상호의 베이스러닝으로 LG는 한화에 1점차로 압박했고, 계속된 공격에서 이병규의 몸에 맞는 볼에 이어 루이스 히메네스의 좌전 적시타가 터지며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심수창의 폭투를 틈 타 이병규가 결승 득점을 올렸다.
결국 LG는 5-3 역전승으로 전날 끝내기 패배를 깨끗하게 설욕했다. 화려하지 않지만 과감함이 돋보인 정상호의 베이스러닝이 승리를 이끌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