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41G서 10홈런… SEA 역사상 세 번째
역대 1위 기록 27HR에도 도전장 가능
이대호(34·시애틀)가 제한된 기회 속에도 꾸준히 대포를 터뜨리며 메이저리그(MLB)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물론 엄밀한 의미에서의 신인은 아니지만 시애틀 구단 신인 홈런 역사를 바꿀 기세로 달려 나가는 중이다.

이대호는 11일(이하 한국시간) 미 워싱턴주 시애틀의 세이프코 필드에서 열린 텍사스와의 경기에서 홈런 두 방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4타점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스캇 서비스 시애틀 감독조차 “오늘은 이대호를 위한 밤이었다”라고 극찬할 정도로 인상 깊은 모습을 남겼다. 시즌 두 번째 멀티 홈런 경기이기도 했다.
텍사스 선발 데릭 홀랜드를 상대한 이대호는 2회 첫 타석에서 6구째 92마일(148㎞) 싱커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아홉수 따위도 없었다. 4회 주자를 두 명 놓은 상황에서 이번에는 홀랜드의 83마일(133.6㎞) 슬라이더를 잡아 당겨 좌중간 담장을 넘겨버렸다. 팀이 초반 기세를 완전히 제압하는 데는 이대호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이런 이대호는 올 시즌 41번째 출전 경기에서 10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10.3타수당 1개의 홈런이 나오고 있는데 이는 10홈런 이상을 기록한 MLB 전체 타자 중에서도 가장 좋은 성적이다. 그런 이대호는 시애틀 구단의 신인 홈런 역사도 바꿔치울 기세로 나아가고 있다. 기록을 뜯어보면 뜯어볼수록 “기회가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지우기 어려울 정도다.
시애틀 구단 역사상 신인 자격을 갖춘 선수 중 개인 첫 41경기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때린 선수는 1984년 앨빈 데이비스와 1997년 호세 크루스로 11개를 쳤다. 이대호가 10개로 3위다. 시애틀 역사상 첫 41경기에서 두 자릿수 홈런을 친 선수는 이 세 명뿐이다. 데이비스와 크루스는 나란히 첫 32번째 경기에서 두 자릿수 홈런 고지를 돌파했다. 그러나 이대호는 플래툰 신분의 제약 탓에 이들보다 타석이 적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첫 41경기에서 두 차례 이상 멀티홈런을 기록한 것도 시애틀 역사상에서는 이대호가 세 번째다. 1997년 크루스가 처음으로 이를 기록했고 2013년 브래드 밀러가 두 번째였다. 초반 페이스는 시애틀 구단 역사상에서도 손꼽힐 만한 페이스인 셈이다.
그렇다면 이대호는 전체 홈런에서 시애틀 신인 역사상 몇 위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신인 자격을 갖춘 선수 중 시애틀 역사상 최다 홈런은 1984년 데이비스의 27개이며 2위는 1986년 대니 타타불로 25개였다. 데이비스는 당시 신인왕, 타타불은 신인왕 투표 5위를 기록했다. 3위는 1977년 루퍼트 존스의 24개다. 20홈런 이상을 날린 선수는 이 셋뿐이다.
4위는 우리에게도 아시아 타자 첫 시즌 최다 홈런으로 잘 알려진 조지마 겐지가 2006년 작성한 18홈런, 5위는 MLB를 대표하는 슈퍼스타였던 켄 그리피 주니어가 1989년 기록한 16개다. 물론 이대호가 아직 확고부동한 주전은 아닌 만큼 앞으로 얼마의 홈런을 추가할지는 미지수다. 변수도 적지 않다. 그러나 20개 이상의 페이스는 무난하다고 봤을 때 꽤 높은 순위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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