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보다 두둑한 배짱" 임정우, 될성부른 수호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6.12 05: 50

LG 임정우, 데뷔 첫 10세이브 달성  
상대 선수들도 인정한 마무리 배포
LG 마무리 임정우(25)는 지난 10일 대전 한화전에서 연장 10회 정근우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패전투수가 됐다. 수비에서 운이 따라주지 않은 영향이 있었지만 끝내기를 얻어맞은 투수처럼 보이지 않는 당당한 표정을 지었다. 

끝내기 승리를 거둔 상대편 한화 덕아웃에서도 임정우에게 꽤 깊은 인상을 받은 표정이었다. 끝내기를 친 정근우도 "슬라이더와 커브 꺾이는 각도가 워낙 좋았다. 빠른 볼 아니면 치기 어렵겠더라. 때마침 빠른 공이 와서 칠 수 있었다. 좋은 공을 던지더라"고 치켜세웠다. 
다른 선수들 사이에서도 "배짱 두둑하게 승부하더라. 공도 공이지만 쉽게 주눅 들지 않는 것 같다"며 임정우의 과감함을 인정했다. 마무리투수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없는 배짱인데 이 부분에서 임정우의 가치가 빛나고 있는 것이다. 
LG 양상문 감독도 이튿날 경기 전 덕아웃을 지나던 임정우를 불러 "마무리투수는 블론세이브 하는 것보다 그냥 지는 게 낫다. 이기고 있을 때 막지 못하는 것보다 동점에서 지는 건 아무 것도 아니다. 공은 괜찮으니 문제없다. 오늘 경기도 준비 잘해라"고 따뜻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이날 임정우는 보란 듯 만회했다. 5-3으로 리드한 9회말 4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임정우는 선두타자 이용규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최근 한화의 기세를 감안하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지만 임정우는 흔들리지 않았다. 대타 이종환을 우익수 뜬공 처리하며 한화의 상승 흐름을 꺾었다. 
이어 김태균과 승부에서 슬라이더 2개와 커브 2개를 계속 던진 뒤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을 뺏어냈다. 전날 9회에는 김태균에게 6개 공 중에서 5개를 직구로만 승부했지만, 이날은 역으로 변화구 5개로 유인한 끝에 잡아냈다. 변화구 각이 좋았고, 스트라이크존까지 애매하게 적용돼 선구안 좋은 김태균도 흔들렸다. 
계속된 2사 1루에서 임정우는 윌린 로사리오를 초구 직구로 2루 땅볼 처리하며 경기를 끝냈다. LG의 5-3 승리를 지킨 시즌 10세이브째. 데뷔 첫 두 자릿수 세이브 순간이었다. 시즌 전체 성적도 28경기 2승3패10세이브 평균자책점 3.94. 평균자책점은 조금 높지만 순조롭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임정우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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