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쇼 페이스 주도… 왕좌 탈환 여부 주목
아리에타 등 추격, 올해도 혼전 가능성
지난해 역대급 성적을 낸 세 명의 투수가 경쟁했던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구도가 올해도 어지럽다. 아직 시즌이 절반도 지나지 않았지만 후보들이 저마다 힘을 내며 자신의 진가를 어필 중이다. 다만 클레이튼 커쇼(28·LA 다저스)가 가장 앞서 달리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구도는 3파전이었다. 22승6패(229이닝) 평균자책점 1.77을 기록한 제이크 아리에타(시카고 컵스), 19승3패(222⅔이닝) 평균자책점 1.66을 기록한 잭 그레인키(당시 LA 다저스·현 애리조나), 그리고 16승7패(232⅔이닝) 평균자책점 2.13을 기록한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가 경쟁했다.
결국 ‘20승’이라는 상징이 있는 아리에타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지만 그레인키나 커쇼도 서로가 없었다면 충분히 수상이 가능한 수치였다. 실제 ESPN 사이영 예측 프로그램에서 3위였던 커쇼는 196.3점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댈러스 카이클(휴스턴·188.9점)보다 더 높은 수치였다.
올해 커쇼는 사이영상 탈환을 노리고 있다. 현재까지는 가장 돋보이는 성적으로 기량과 앞으로의 전망을 놓고 봐도 가장 가능성이 높다. 커쇼는 11일(이하 한국시간)까지 13경기에서 100⅔이닝을 던지며 9승1패 평균자책점 1.52를 기록 중이다. 무려 122개의 탈삼진을 기록 중인데 이에 비해 볼넷은 6개밖에 되지 않아 탈삼진/볼넷 기록에서 압도적인 역대 최고 수치를 찍을 기세다.
그러나 이 정도 성적을 내고도 ‘안정권’에 들지 못하는 게 올해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경쟁의 현 주소다. 커쇼를 추격하는 선수들이 몇몇 있다. 지난해 수상자로 2년 연속 수상을 노리는 아리에타는 12경기에서 80이닝을 던지며 9승1패 평균자책점 1.80을 기록 중이다. 여기에 투표인단도 사람인만큼, 시카고 컵스가 지금 페이스를 이어가 역대급 성적을 찍는다면 이 또한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다.
샌프란시스코의 좌·우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와 조니 쿠에토도 추격자다. 범가너는 13경기에서 7승2패 평균자책점 1.88을 기록 중이며 쿠에토는 13경기에서 95⅔이닝을 소화하며 9승1패 평균자책점 2.16의 호성적을 내고 있다. 올해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먼저 10승 고지를 밟은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 역시 남부럽지 않은 성적을 내고 있는 호세 페르난데스(마이애미) 등도 잠재적인 후보자다.
ESPN 사이영 예측 프로그램에 따르면 11일까지 커쇼가 104.1점으로 선두지만 쿠에토(102.9점), 아리에타(100.7점)도 커쇼의 뒤를 바짝 추격 중이다. 쿠에토와 아리에타의 기록은 커쇼보다 떨어지지만 예측 프로그램 수식에 포함되는 지구 우승 보너스(12점)을 차지해 격차를 크게 좁혔다. 스트라스버그(99.9점) 또한 다크호스가 될 자격을 증명 중이다. 커쇼가 이대로 대세론을 굳힐지, 나머지 선수들이 발목을 잡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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