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는 NC처럼’ 공룡의 놀라운 성장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6.12 11: 18

프런트 계산된 투자, 현장은 전력화 화답
단기간에 강호로 성장, 어느덧 대권 도전
한때 동네북이던 시절도 있었다. 신생팀이 필연적으로 거쳐야 할 과제였다. 그러나 여러 요소가 환상적으로 맞물려 돌아간 NC는 어느덧 리그를 주름잡는 공룡으로 성장했다. ‘명장’ 김경문 감독의 팀 조련, 그리고 구단의 화끈하면서도 적절한 투자는 그 급속 성장을 가능케 했다.

NC에 있어 11일 인천 SK전은 구단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경기였다. 바로 팀 창단 이후 최다인 9연승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지난해와 올해 각각 8연승을 기록한 것이 최다였던 NC는 기어이 ‘8’의 숫자를 돌파했다. 10일 경기에서는 1-2로 뒤진 9회 경기를 뒤집었고, 11일 경기에서도 상대 추격을 1점차로 따돌리고 거둔 승리라 9연승 과정이 더 값졌다.
2013년 1군 무대에 처음으로 진입한 NC는 2014년 정규시즌 3위, 그리고 지난해 정규시즌 2위를 기록하는 등 이제는 리그를 대표하는 강호로 자리매김했다. 여러 관계자들의 노력이 있었겠지만 역시 김경문 감독의 조련 능력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창단 당시까지만 해도 아직 덜 여문 젊은 선수들이 많았던 NC는 김 감독의 인내와 지원 속에 지속적으로 성숙해지고 있다.
여기에 구단의 화끈한 투자도 곳곳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NC에는 흔히 말하는 FA 먹튀라는 오명을 뒤집어 쓴 선수가 별로 없다. 구단의 초창기 FA 첫 영입 사례였던 이호준 이종욱 손시헌부터, 올해 영입된 박석민까지 모두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제 몫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이종욱과 손시헌은 경력의 최전성기만한 기록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두산 시절부터 김경문 감독과 함께 해 김 감독의 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다. 신생팀 NC의 팀 분위기를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철저한 자기 관리로 여전히 팀 부동의 주전으로 활약 중이다. 특히 센터라인을 이루는 두 선수는 수비의 확실한 무게를 잡는 핵심들이다.
이호준은 NC에 와 회춘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대단한 활약이다. 2013년 20홈런을 시작으로, 2014년 23홈런, 지난해 25홈런을 기록했고 올해도 11일 두 자릿수 홈런 고지를 가뿐하게 밟았다. 지난해에는 110타점을 올리는 등 4년간 꾸준히 활약하고 있다. 김경문 감독은 이호준에 대해 “타율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결정적인 순간 쳐준다”라며 높은 영양가를 칭찬했다. ‘공룡대장’이라는 애칭이 있을 정도로 클럽하우스의 정신적 지주다.
올해 영입된 박석민도 초반 부진을 딛고 ‘FA 최고액’의 진가를 발휘 중이다. 51경기에서 타율 2할9푼5리, 11홈런, 51타점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완전히 자신의 페이스를 찾은 모습이다. NC는 박석민을 영입할 당시 공·수 기여도를 고려했을 때 1년에 5승 이상을 더 추가할 수 있다는 확실한 계산속에 거액을 지출했다. 그리고 박석민은 NC의 그런 계산이 틀리지 않음을 증명 중이다.
외국인 선수도 마찬가지다. 좋은 선수가 있으면 확실한 투자를 했다. 그 결과 에릭 테임즈와 에릭 해커라는 장수 외국인 선수들을 보유하며 전력의 기본적인 틀에 든든한 주춧돌을 놨다. 그리고 현장이 그 프런트의 구상을 실현시키며 이상적인 선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졌다. “9번째 구단이지만 형님들보다 운영을 잘 한다”라는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이야기에서 NC의 근본적인 힘을 느낄 수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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